[프로야구] 방망이 갈던 86순위, 이젠 막강 ‘4번 타자’

입력 : 2017-04-20 18:10 ㅣ 수정 : 2017-04-2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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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新거포’로 떠오른 김동엽

‘미완의 대기’ 김동엽(27·SK)이 한국의 ‘신거포’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트레이 힐만 감독과 넥센의 염경엽 감독을 단장으로 영입하는 등 파격 행보를 보인 SK는 올 시즌 KBO리그 개막과 함께 깊은 수렁에서 허덕였다. kt와의 개막 3연전에서 전패하더니 KIA, NC와의 경기에서 내리 6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투타에서 연일 엇박자를 내며 삐걱댔다. 하지만 지난 8일 인천 NC전에서 최정이 하루 4홈런을 폭발시키면서 6연패 사슬을 끊고 반등의 서곡을 울렸다.

SK 와이번스 김동엽.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SK 와이번스 김동엽.
문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SK는 이후 10경기에서 9승1패 등 최근 7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SK 반등의 힘은 불붙은 대포에서 나온다. 지난 19일 현재 26개 홈런을 터뜨려 팀 홈런 1위에 올랐다. ‘대표 거포’ 최정이 주춤거렸다. 그러나 예상치 않았던 김동엽이 연일 대포를 가동하며 SK의 무서운 상승세를 견인하고 나섰다.

힐만 감독의 믿음 속에 4번 타순을 꿰찬 그는 이날 넥센과의 인천 경기에서 역전 3점포 등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러면서 시즌 홈런 5개로 이대호(롯데), 에반스(두산)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두 최정을 1개 차로 위협했다. 타점도 17개로 히메네스(LG)와 공동 선두에 나서는 등 ‘대포 군단’ SK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동엽이 4번 타자 면모를 과시하면서 한동민(4홈런)-최정-김동엽-정의윤(2홈런)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최강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김상국 전 한화 포수의 아들인 김동엽은 중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에서 2년간 야구 유학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그는 200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미국프로야구(MLB)에 도전했다. 하지만 어깨 수술을 받은 탓에 꿈꾸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13년 돌아왔다.

야구를 포기할 수 없던 그는 KBO리그를 두드렸다. 한국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감내해야 하는 ‘2년 유예기간’을 거친 그는 2015년 8월 열린 2016년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9라운드(86순위)에야 SK의 호명을 받았다. SK는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그의 타고난 힘에 끌려 결국 지명했다. 그는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남다른 파워를 과시했지만 정확성이 떨어졌다.

결국 그는 지난해 2군에서 주로 활약했다. 그러나 1군에서도 57경기에 나서 타율 .336에 6홈런 23타점으로 가능성을 엿보였다. 김동엽의 파워를 눈여겨본 힐만 감독은 그를 중심 타선에 기용했고 김동엽은 기대에 한껏 부응한 것이다. 김동엽은 “기술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열심히 훈련했고 마음에 다소 여유가 생긴 점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히트 상품’으로 주목받는 김동엽이 ‘대형 타자’로 거듭날지 지켜볼 일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7-04-2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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