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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가족 마음 압니다” 자원봉사 은혜 갚는 유가족

“미수습자 가족 마음 압니다” 자원봉사 은혜 갚는 유가족

입력 2017-04-02 22:08
업데이트 2017-04-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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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신항 달려온 김라희씨

진도 봉사자들도 다시 찾아
“인양 소식에 돕고 싶어서”
매일 20~30명 봉사활동


“2014년 4월 세월호에 갇힌 조카가 뭍으로 나오기만을 기다릴 때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조카를 품에 안을 때까지 버틸 수 없었을 겁니다. 이제 제가 자원봉사자가 돼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을 도우며 은혜를 갚으려 합니다.”

2일 전남 목포신항에 설치된 천막에서 추모객들에게 노란 리본을 나눠주던 김라희(39)씨는 세월호 참사로 조카 이수진(단원고)양을 잃었다. 참사 한 달 만에 조카의 주검을 찾았지만 아픔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3월 31일 세월호가 마지막 항해를 마치고 목포신항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봤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참사 소식을 들었을 때만 반복해서 떠올랐습니다. 가슴이 미어졌죠.”

목포에 사는 그는 이 지역 시민단체들이 구성한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가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을 위해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했다. 누구보다 미수습자 가족 및 유가족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유가족이 임시로 머무는 천막 바로 옆에서 추모객에게 노란 리본을 만들어 증정하거나 유가족에게 음료와 간식을 제공한다. 시민들은 그에게서 받은 작은 노란 리본을 옷, 모자, 가방 등에 달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김명진(59)씨도 이날 추모객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5년 전부터 목포에서 사랑의밥차 봉사를 해온 그는 “봉사로써 인연을 맺은 세월호가 3년간 갇혀 있던 바다를 벗어나 목포로 왔다는 소식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다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을 바라보면 저절로 눈물이 난다”며 “특히 미수습자 가족들이 하루 빨리 사랑하는 이를 품에 안아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는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면 목포신항에 거치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말 결성됐다. 대표 정태관(59)씨는 “목포 실정을 잘 모르는 미수습자 가족 및 유가족들이 이곳에서 생활할 수 있게끔 바로 옆에서 지원하고 있다”며 “기존 단체 회원뿐아니라 새로 모집된 시민들까지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일 이곳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20~30명에 이른다.

목포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7-04-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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