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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식구들 싫어” 日 사후이혼 급증

“시댁 식구들 싫어” 日 사후이혼 급증

이석우 기자
입력 2017-02-22 18:16
업데이트 2017-02-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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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보다 45% 늘어 2783건… “내 인생 살겠다” 인식 높아져

“이제는 더이상 얽매이기 싫다. 내 인생 살겠다.”

일본에서 ‘사후 이혼’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남편이나 부인이 사망한 뒤 이혼 절차를 밟아 법적 관계를 청산하는 것이다. 남편 생전의 불륜에 대한 앙갚음 등 이유는 다양하지만, 남편 사망 이후 시집과의 관계를 끊기 위해 여성이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NHK는 22일 ‘사후 혼인 관계 종료 신고 건수’가 법무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783건으로 5년 전 1911건보다 45%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남편과 그 친족과의 관계에 불만을 느낀 여성이 전과 달리 인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초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배우자 사후에 배우자의 부모인 시부모를 간병하는 데 따른 불안도 한몫했다.

한 이혼 상담사는 “경제적 침체와 불안이 커지면서 시부모나 장인·장모를 간호하는 부담과 책임을 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배우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배우자의 부모 등과 인연을 끊고 자신의 생활을 지키고 싶다는 의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생전 남편에 대한 응어리가 사후 이혼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최근 법원에서 사후 이혼을 통보받은 한 여성(59)은 “남편 불륜에 대한 정신적인 정리가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는 “생전에 남편의 불륜을 알고 이혼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다”면서 “이 제도 덕분에 정신적으로도 이혼할 수 있고 자신을 되찾게 됐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7-02-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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