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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김정남 시신인도 방정식…중국이 풀 수밖에 없다

‘복잡한’ 김정남 시신인도 방정식…중국이 풀 수밖에 없다

입력 2017-02-20 10:57
업데이트 2017-02-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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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보호 中, 신변보호해야 김정남 가족 말레이 방문 가능中 인도적차원서 응해야하나 北과 외교적 갈등 우려하는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인 김정남의 시신을 인계해달라는 북한당국의 압박 속에서도 말레이시아 정부가 유족에게 시신 인도를 결정함에 따라 중국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살된 김정남의 유족이 마카오와 베이징 등에서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의 의지에 따라 김정남의 시신이 북한이 아닌 유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을 대체할 하나의 카드로 김정남을 보호해왔다는 소문에 대해 말도 안 된다며 반박하고 있으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중국이 김정남과 그 가족을 관리해온 것으로 보인다.

20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김정남 피살사건에 따른 시신인도 문제가 갑자기 불거져 곤혹스런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김정남 시신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수사를 마친 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에 넘겨져 현지 화장 처리 또는 본국 송환 등의 선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말레이시아 당국이 ‘유족에만 인도’하겠다고 못박는 바람에, 중국이 가타부타 결정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한 것이다.

13일 오전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여성 2명한테서 공격을 받아 숨지자, 일단 사인을 심장마비사로 추정했던 말레이시아 당국은 현지 북한대사관 측에 통상적인 돌연사를 바탕으로 절차를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사건 조사가 진행될수록 독극물 스프레이 테러 정황이 뚜렷해지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진실 규명 차원에서 부검을 결정했고 북한은 막무가내로 시신인도를 요구하면서 맞섰다. 결국 말레이시아의 부검 강행과 북한의 강력한 반발로 이어졌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이런 요구를 주권침해 행위로 여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 때문에 시신 처리와 관련, 사건초기에는 북한에 넘기려 했으나 유가족에게 넘기는 쪽으로 선회했다.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 경찰부청장은 19일 ‘김정남 암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가까운 유가족에게 시신 인도의 우선권이 있다”는 원칙을 밝혔다. 다만, 시신을 받으려면 유가족이 직접 말레이시아를 찾아야 한다는 단서를 달며 2주간의 시한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김정남의 시신 인도를 요구해온 김정남의 둘째부인 이혜경이 직접 말레이시아를 방문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정남의 유족으로 본처와 아들 1명은 베이징, 둘째 부인인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는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의 셋째 부인으로 알려진 서영라도 마카오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유족 중 이혜경이 김정남의 시신을 받을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문제는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혜경이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받으려면 말레이시아로 직접 건너와야 하는데 신변의 위협을 무릅쓸 수 있겠느냐다. 현재로선 중국이 확실히 김정남의 유족을 보호해주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말레이시아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혜경의 국적이 불분명한 상태인데 중국 국적일 가능성도 있다.

한 소식통은 “김정남의 가족인 이혜경과 김한솔이 마카오에 은신해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그렇다면 중국이 보호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면서 “이혜경이 말레이시아에 간다면 이는 중국이 북한에 시신을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혜경이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해갈 경우 북한과 중국의 갈등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혜경이 김정남의 시신을 가지고 마카오로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중국 정부가 이를 용인한다는 것으로, 김정남 시신 인도를 주장해온 북한의 의지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이 김정남 피살 보도를 축소하고 북한과 연관성을 언급해오지 않았을 정도로 중국 정부 또한 이 문제에 조심스럽게 대해왔던 터라 유족의 시신 인도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혜경이 말레이시아로 건너와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받더라도 중국으로선 끝까지 개인적인 일이라며 중국 정부와의 연관성을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유족이 시신을 인도받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북한 당국이 인도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이혜경이 말레이시아를 간다고 해도 중국 당국은 끝까지 모르는 일로 간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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