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받던 ‘일등동네 옆동네’가 뜬다

소외 받던 ‘일등동네 옆동네’가 뜬다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17-02-12 17:18
업데이트 2017-02-1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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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실수요자 중심 재편…희비 갈린 옆동네들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면서 목동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실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정동 아파트에도 관심이 많았죠. 그렇다보니 가격도 목동 못지않게 뛰었고요.”(서울 양천구 신정동 A부동산)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아파트단지 전경.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재편되면서 목동에 비해 저평가됐던 신정동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양천구 평균을 넘어섰다. 서울신문 DB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아파트단지 전경.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시장이 재편되면서 목동에 비해 저평가됐던 신정동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양천구 평균을 넘어섰다.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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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의 대표선수는 목동이다. 신정동과 신월동도 있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양천구의 대표 동네는 목동이다. 보통은 이런 ‘대표 동네’들이 지역의 집값을 주도하고 가격 상승폭도 크다. 때문에 “오르는 동네가 더 오르고, 안 오르는 동네는 끝내 안 오른다”는 것이 부동산의 통설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외받던 지역들의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건설사 관계자는 “전셋값이 급하게 오르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동네에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제까지 지역에서 관심을 덜 받았던 동네의 가격 상승폭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아파트값 변화를 살펴봐도 그렇다. 목동 재건축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면적 89㎡는 2014년 초 8억 32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는데 지난해말에는 10억 5000만원에 매매됐다. 목동의 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2015년과 2016년에 가격이 많이 뛰었다”면서 “하지만 11·3 부동산대책 이후에는 조금 조정을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14년 신정동에서 분양한 목동 힐스테이트 전용 84㎡의 분양가격은 6억 8000만원이었다. 2년 뒤인 지난해 말 아파트는 8억 5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신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목동아파트에 비해 교통이 편리하고, 새 아파트라는 점 때문인지 인기가 높다”면서 “상승률로 따져도 목동재건축 아파트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목동신시가지7단지 89㎡의 상승률은 26.2%였고, 목동 힐스테이트 84㎡는 25.0%를 기록했다.

노원구도 마찬가지다. 학원가가 발달한 중계동과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계동이 이제까지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지만, 뛰는 전셋값에 내 집 마련에 나선 사람들이 선택한 곳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월계동이었다. 월계동 삼호3차 전용 59㎡는 2014년 초 2억 3500만~ 2억 6000만원에 거래가 많이 이뤄졌는데 지난해 12월에는 3억 68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데다, 광운대역을 중심으로 개발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가격 상승폭이 상계동이나 중계동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역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비교해 봐도 그렇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말 노원구의 아파트값은 2015년보다 12.35%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월계동 아파트값은 14.33% 올랐다. 신정동은 19.79%가 올라 양천구 평균(17.53%)는 물론, 재건축 이슈가 있었던 목동(17.19%)의 상승률을 앞질렀다. 은평구에서도 녹번동(20.27%)과 신사동(16.05%)이 지역의 대표 주거지역인 진관동과 불광동을 누르고 상승률 1·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모든 동네가 뜨는 것은 아니다. 상승률이 높았던 양천구 신정동의 경우 목동에 위치한 학원가와 현대백화점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반면 편의시설 이용이 불편한 신월동은 가격 상승폭이 양천구 평균의 절반 수준인 8.06%였다.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중심이 되는 동네보다 가격 상승률이 높은 곳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대표 동네의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고, 교통환경이 개선되는 곳”이라면서 “옆 동네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함부로 투자를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7-02-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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