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마주한 ‘잘못된 만남’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6일 최순실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걸어가고 있다(왼쪽). 구속 중인 최씨는 이날 고개를 숙인 채 공판장으로 향했다(오른쪽).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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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는 사무실 배치도상 ‘회의실’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사무실이었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 측과 더블루K의 실질적 운영자가 누구인가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다 이같이 증언했다.
고씨는 최씨 측 변호인의 “더블루K에 최씨의 사무실이 없지 않으냐”는 말에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자신 있느냐”면서 사무실 배치도를 제시하자 고씨는 배치표상 ‘회의실’이 최씨 사무실이라며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씨는 또 다른 최씨 변호인이 “더블루K 대표였던 조성민은 자신이 체육 쪽을 잘 몰라서 증인이 거의 일을 도맡아 처리했다고 진술한다”고 주장하자 “집기류 하나를 하려 해도 결재 라인에 회장님(최씨) 사인이 들어가야 했다”고 맞받았다.
이날 공판에서 최씨 측 변호인은 고씨가 먼저 더블루K 설립을 주도했다며 고씨에게 “많은 메달리스트의 생계를 돕고 재능 기부할 기회를 열어주자고 (최씨에게 말을) 해서, 최씨가 증인에게 그런 기회를 주고 재기하도록 도와준 게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고씨는 “내가 알아서 재기한다”며 “내가 하던, 할 수 있는 일도 있었고, 거기에서 빠져나오려고도 했었다”고 반박했다.
고씨는 변호인이 더블루K가 체육시설 전문업체인 스위스 ‘누슬리’사와 국내 사업권 계약을 체결할 때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이 일일이 고씨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한 점을 지적하자 “최씨의 지시로 (박씨가) 보고한 것”이라며 “최씨 지시로 내가 보고받고, 내가 최씨에게 보고했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