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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라스베이거스 밤길 ‘스스로 달렸다’

아이오닉, 라스베이거스 밤길 ‘스스로 달렸다’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7-01-04 22:46
업데이트 2017-01-0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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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세계 첫 주야 자율주행… 본지기자 동승해보니

알아서 차선 바꾸고 회전
운전자·차 상호작용 ‘HMI 패널’
보행자 인식 여부 등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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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의왕중앙연구소 유병용 책임연구원이 3일(현지시간) ‘국제가전전시회(CES)’가 열리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운전석에 앉아 시승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의왕중앙연구소 유병용 책임연구원이 3일(현지시간) ‘국제가전전시회(CES)’가 열리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운전석에 앉아 시승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어릴 적 아빠 차보다 박진감은 덜했지만 한결 여유롭던 할아버지 차를 탄 듯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전기차)을 개조한 자율주행차가 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근처 밤거리 4㎞ 구간을 안정감 있게 달렸다.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실제 도로에서 주야간 주행을 완벽하게 선보인 것은 현대차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차선을 바꾸거나 우회전할 때 깜빡이를 켰고, 우회전 직후엔 차량 흐름을 살핀 뒤 합류했다. 도로별로 정해진 규정 속도를 고지식하게 지켰고, 빨간불이 켜지면 멀찍한 곳에서부터 속도를 줄이는 ‘모범운전’에 충실했다.

기자가 탄 시승차 번호판엔 무한대 기호인 ‘∞’ 뒤로 ‘0023’이 새겨졌다. 네바다주 당국이 발급한 자율주행차(∞) 중 23번째 등록 차량이란 뜻이다. 앞자리 번호판을 구글과 아우디가, 16~23번을 현대차가 지난해 10월쯤 받았다. 지금은 벤츠, 델파이 등이 ‘∞’ 번호판 대열에 합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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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이날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센터 밤거리 4㎞ 구간을 안정감 있게 달렸다. 현대차 제공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는 이날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센터 밤거리 4㎞ 구간을 안정감 있게 달렸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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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에 신호대기 중인 운전석 옆 대시보드 위 디스플레이(HMI 패널)에 보행자와 주변 차량 등이 기호로 표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교차로에 신호대기 중인 운전석 옆 대시보드 위 디스플레이(HMI 패널)에 보행자와 주변 차량 등이 기호로 표시돼 있다.
라스베이거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현대차 의왕중앙연구소 유병용 책임연구원이 시승차 운전석에서 “자율주행 운전을 시작하겠다”며 핸들 위 ‘크루즈’ 버튼을 누르자 핸들이 홀로 움직였다. 가속·감속도 차량 스스로 해냈다.

차량 앞범퍼에 설치돼 주변 물체의 속성과 거리를 파악하는 ‘라이다 센서’와 앞유리 위쪽에 설치된 3개의 카메라가 차량 주변의 상황과 교통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 반응하며 주행하는 원리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상용화된 기술인 레이더, GPS 안테나, 미리 입력된 고해상도 매핑(지도) 데이터도 자율주행에 꼭 필요한 기술이다.

기존 차량과 비슷한 외관 속 눈길을 끈 이색 장치는 대시보드 위 디스플레이(HMI 패널)다. ‘HMI(Human-Machine Interface) 패널’은 일반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처럼 내 차가 주행도로의 어디에 있는지, 빨간불이나 보행자를 인식했는지를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유 연구원은 “탑승자는 빨간불이 켜진 걸 봤는데 HMI 패널에 그 표시가 없다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시승한 차가 앞에 달리던 차량 3대가 연쇄적으로 급정거한 여파로 감속 타이밍을 놓치자 유 연구원은 떼고 있던 발로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자율주행 기술 여섯 단계(0~5단계) 중 이날 시승차의 운행 능력은 4단계에 해당한다. 운전자가 목적지와 같은 조건을 정하면, 시스템이 차량의 속도와 방향을 제어해 달리는 게 4단계다. 그러나 오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4단계 자율주행차 운전자는 전방주시의무, 필요 시 조치 의무 등을 지닌다. 최종 5단계에 이르면 운전자가 타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해질 정도로 안전 신뢰도가 높아진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4단계 고도자율주행을, 2030년 5단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카 사업에 2018년까지 2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17’ 기간 동안 일반에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공개하며 지금까지의 개발 성과를 알릴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7-01-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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