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당’ 기다렸다는 듯…이정현號 총사퇴

‘친박당’ 기다렸다는 듯…이정현號 총사퇴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12-17 01:00
업데이트 2016-12-17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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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새 원내대표 정우택

62표 정우택, 55표 비주류 나경원 제쳐
유승민 “탈당은 최대한 피해 보겠다”
김무성 “친박 있으면 대선 필패” 탈당 무게
비대위 인선·대통령 징계가 분당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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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잡은 정우택·이현재
손 잡은 정우택·이현재 1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서 당선된 정우택(왼쪽) 신임 원내대표와 이현재 신임 정책위의장이 손을 잡고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새누리당 주류 친박(친박근혜)계가 16일 정우택(4선·충북 청주상당) 신임 원내대표를 탄생시키며 ‘원내’를 장악했다. 비주류와 당 사무처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 온 주류 지도부는 정 원내대표의 당선을 기다렸다는 듯 이날 총사퇴했다. 정 원내대표는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될 때까지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로 세력의 소멸을 우려했던 친박이 여전히 여권의 ‘실세’임이 입증된 셈이다.

원내대표 선거 패배로 당내 열세를 확인한 비주류는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박 대통령 탄핵 민심을 등에 업고 탄핵안 가결을 주도한 비주류가 오히려 탈당의 기로에 내몰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비주류의 한 축인 유승민 의원은 아직까지는 탈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당 사무처 직원들이 이날 유 의원을 찾아가 “당에 남아 달라”고 호소하자 유 의원은 “탈당은 최대한 피해 보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또 다른 축인 김무성 전 대표는 탈당 쪽에 더욱 무게를 실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히려 홀가분해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내대표 선거 패배로 탈당할 명분이 보다 선명해졌기 때문으로 읽힌다. 김 전 대표는 또 부산 영도 당원과의 송년회에서 “친박이 당에 남아 있으면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탈당과 창당을 신중히 고민한 후 결단하겠다”고 말했다.

탈당에 대한 두 사람의 생각이 달라 비주류의 집단 탈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당 대표 격인 비대위원장 인선과 박 대통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가 분당의 기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원내대표에 이어 비대위원장까지 주류가 장악하고 박 대통령에 대한 징계가 흐지부지되면 새누리당은 분당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우택·이현재’ 조는 이날 원내대표 선거에서 119표 가운데 62표(52.1%)를 얻어 55표(46.2%)에 그친 비주류 ‘나경원·김세연’ 조를 꺾었다. 백지상태의 무효표가 2표 나왔으며 의원 9명이 투표에 불참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6-12-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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