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 국면에 ‘금리 복병’… 車·조선 등 신흥국 수출·수주 비상

유가 상승 국면에 ‘금리 복병’… 車·조선 등 신흥국 수출·수주 비상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6-12-15 22:28
업데이트 2016-12-1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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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추가 인상이 더 걱정”

미국 금리 인상으로 수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금리 인상은 예상된 수순이지만 내년에 추가로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금리 인상이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대미 수출 증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관측되지만,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고수하면 수출 증대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가 상승 국면에 금리 인상이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호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15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금리 인상에 따른 강달러 효과로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수혜가 예상된다. 무역협회가 수출 기업 587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미국 수출 업체의 31.7%가 금리 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실제 현대·기아차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75%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에 원·달러 환율이 10원 올라가면 매출액은 2000억원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10% 내외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미국 수출 증가가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의견(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도 있다. 철강업종은 환율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떨어져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가뜩이나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반덤핑 관세까지 적용된 상황에서 원료 가격 상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정보통신(IT) 업종은 큰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반도체는 금리, 환율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다. 무선통신기기도 해외 생산비중이 90%를 차지해 금리 인상 영향이 제한적이다. 항공업계는 금리 인상이 항공기 리스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유가 상승과 신흥국 경기 회복의 수혜를 입었던 업종(자동차, 석유화학, 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중동 및 아프리카 주요 산유국 경기 회복을 지연시켜 수출 확대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던 브라질 등 중남미 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훈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가장 큰 리스크는 금리 인상이 유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주 기근에 시달린 조선업계는 “유가 상승세가 꺾이면 해양플랜트 발주 계획도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6-12-1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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