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60·구속)씨 딸 정유라(20)씨가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일파만파 번져 잠적 생활을 이어오던 지난 10월 중순에도 덴마크로 건너가 국제승마대회에 출전하려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당시는 이미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함께 자신의 이화여대 입학 특혜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었다.

10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이 유럽 현지 정보원을 통해 정씨가 지난 10월 20일을 전후해 덴마크 오덴세 지역에 머물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노 의원 측은 “나흘간 덴마크 오덴세에서 개최된 국제승마연맹(FEI) 주관 마장마술 대회에 출전할 계획을 갖고 실제 덴마크로 건너갔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대회 직전 최씨 국정개입 문제와 함께 자신의 학사 특혜 파문이 커지자 참가 계획을 마지막 순간에 급하게 취소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최씨와 정씨가 은신처로 잠시 머물고 있었던 곳으로 추정됐던 ‘헬그스트랜드 마장마술 승마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헬그스트랜드 마장마술 승마장의 주인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랜드는 정씨가 지난 5월 덴마크 올보르, 지난 6월 독일 하겐 국제대회 당시 사용했던 비타나 5(Vitana V)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노 의원실에 따르면 본인과 어머니 최씨 관련 의혹이 쏟아져 나오고 있던 시기였음에도 승마대회를 출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FEI 홈페이지에 있는 정유라의 국제 마장마술 대회 출전 현황에는 올들어 지난 9월 23일까지 1~2개월에 한번씩 국제대회에 참가한 기록이 있다.

노 의원 측은 “당시 정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삭제되고, FEI 홈페이지상 프로필에 가족 관계란과 소속 클럽·팀명란에 ‘한국 삼성팀(Team Samsung: Korea)’이라는 소개 문구가 삭제된 시기와도 일치한다”면서 “한국에서 난리가 났는데도 아랑곳없이 대회를 출전한 걸로 볼 때 진정한 ‘강심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최씨의 변론을 맡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는 “정씨는 당분간 입국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이유로 “정씨가 어느 정도 세월의 풍파를 견뎌낼 만한 나이면 모르겠는데 이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이해할 만한 아량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해 여론의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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