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또… 美 LA 경찰 총격에 18세 흑인 피살

사흘 만에 또… 美 LA 경찰 총격에 18세 흑인 피살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10-03 23:04
업데이트 2016-10-04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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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정지명령에 불응·도주” 성난 시민들 이틀째 밤샘 농성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지역에서 경찰의 흑인 총격살해 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만에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성난 시민들이 이틀째 밤샘 농성을 벌였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경찰의 총격으로 18세 흑인 청년 카넬 스넬 주니어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일 스넬이 피격된 현장에서 한 흑인 여성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자 이웃 남성이 위로해 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A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LA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LA 남부 흑인 밀집지역에서 18세 흑인 청년 카넬 스넬 주니어가 자신의 집 근처에서 차에서 내려 맨발로 도주하다 경찰의 총에 맞아 즉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그의 것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발견했다.

LA 경찰국 배리 몽고메리 경사는 “번호판이 없는 수상한 차량을 발견해 정지 명령을 내렸으나 이에 불응하고 도망갔다”면서 “이 도주 차량은 한 블록쯤 가다 멈췄고 차 안에서 2명이 내려 달아났다”고 밝혔다. 그는 “도망가던 2명 가운데 1명을 뒤쫓았고 정지 명령에 불응해 총을 쐈다”고 말했다.

사건 현장에 있던 스넬의 여동생 트레넬(17)은 “경찰이 오빠를 쫓다가 총을 쐈다”면서 “경찰이 오빠를 죽였다”고 울부짖었다.

현재 LA 경찰은 스넬을 총으로 쏘기 전 상황에 대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함구하고 있으며 사건 현장에서 입수한 총기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경찰 총격 소식이 전해지자 LA 지역 인권활동가를 비롯한 주민들이 사건 현장 주변에 몰려들어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들은 “살인 경찰은 안 된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정의 없이 평화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총격 전모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그의 이름 약자인 “CJ”를 외치며 책임자 처벌도 요구하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그가 늘 지역 행사 때마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며 청소를 도맡아 하던 예의 바른 청년이었다며 경찰의 과잉 대응을 비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6-10-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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