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정세균 의장 3대 논란과 쟁점
샌프란시스코 일정, 개인 업무 땐 자비로 경비 부담해야부인 1등석 이용, 공무 출장시 배우자도 1등석 가능
축사하는 정세균 국회의장
정세균 국회의장이 30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린 제1회 원불교문화예술축제 개막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쟁점 1 정 의장은 뉴욕과 워싱턴에서 개최한 교민간담회 참석자 200여명에게 국회의장 기념 시계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113조에 따라 선거구민과 선거구에 연고가 있는 자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정 의장의 시계를 받은 교민 가운데 서울 종로에 사는 친인척을 둔 사람이 있다면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얘기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현지 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해외에서 이뤄진 선거법 위반 사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조사를 한다고 해도 간담회에 참석한 교민을 전수조사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쟁점 2 새누리당은 “정 의장이 자신의 딸을 만나기 위해 최초 계획에는 없던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추가했다”면서 “개인 일정에 국회 경비를 사용한 것은 공금 유용”이라고 폭로했다. 정 의장 측은 30일 “실리콘밸리 동포 기업인·과학자 간담회를 비롯한 공식 일정을 소화했고 모든 일정이 끝난 뒤 딸이 호텔로 찾아와 만난 게 전부”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개인 일정으로 본다면 정 의장은 경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물론 여비 규정을 어겼다 해도 초과 경비를 반환하면 되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덕적·정치적 비판이 가해지는 건 별개의 문제다.
쟁점 3 새누리당은 정 의장과 부인은 1등석, 3당 원내대표는 비즈니스석을 탔다는 점도 꼬집었다. 의원은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공무 출장 시 1등석을 이용할 수 있다. 배우자에게도 같은 등급이 적용된다. 3당 원내대표도 1등석 탑승이 가능하지만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정 의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공무 출장이면 현행 규정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샌프란시스코행이 개인 일정이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다만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워 온 정 의장이 정작 자신은 부인과 함께 국민의 세금으로 ‘1등석 특권’을 누렸다는 측면에선 비판받을 여지가 있어 보인다. 현재 정 의장 측은 새누리당이 요구한 경비 사용 내역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6-10-01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