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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金4 한국 독식’ 뒤엔 현대차 첨단기술 있었다

‘양궁 金4 한국 독식’ 뒤엔 현대차 첨단기술 있었다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6-08-14 18:12
업데이트 2016-08-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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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금메달 뒤 품질경영이 있었다.’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전 종목에서 우승한 한국 양궁의 저력 뒤에 첨단 기술이 숨어 있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는 올림픽 출전 양궁 선수들의 불편을 해결하려고 자동차 연구개발(R&D) 역량뿐 아니라 실리콘밸리 신기술까지 찾았던 일화를 14일 소개했다. 그동안 선수들이 경기장 바깥에서 들여야 했던 품을 줄여 주고, 경기 집중력을 높이는 방안들이 실행됐다.

●활의 미세 균열 발견 미리 ‘날개’ 교체

경기용 활들은 모두 현대차 재료개발센터에서 비파괴검사를 받았다. 비파괴검사는 3D 단층촬영(CT) 장비로 찍은 사진 수만 장을 3차원 영상으로 재현하는 분석법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나 활의 피로파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현대차 측은 “지난 6월 말 실시한 비파괴검사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된 일부 선수의 활 날개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이 검사 덕분에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박경모 선수의 활이 출국 직전 부러졌던 경험에서 비롯된 걱정을 리우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털어 낼 수 있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는 ‘3D 스캔·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선수들의 여벌 그립을 오차 없이 제작했다.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을 선수들은 기성품을 칼로 깎거나 찰흙을 덧대는 방식으로 직접 손질하는데, 경기 중 이 그립이 망가질 가능성에 대비해 현대차가 여벌 그립을 1㎜ 오차 없이 제작해 제공했다. 3D 프린터로 다시 만들다 보니 미세한 흠집까지 재현됐다고 한다.

현대차가 개발한 신형 장비도 있다. 양궁협회와 함께 만든 ‘화살분류장비’(슈팅머신)가 대표적이다. 50m 거리에서 화살을 쏴 화살의 불량 여부를 테스트하는 기기로, 슈팅머신을 쓰면서 선수들의 화살 분류 시간이 줄게 됐다. 현대차는 또 미국 실리콘밸리의 ‘뉴로피드백’ 기술을 적용, 행동 시 뇌파를 측정해 선수별 데이터를 제공했다.

부전자전 양궁 사랑
부전자전 양궁 사랑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가 1985년부터 32년 동안 2대에 걸쳐 양궁 사랑을 펴고 있다. 정몽구(오른쪽) 회장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직후 양궁 대표단의 선전을 축하하는 ‘양궁인의 밤’ 행사에서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딴 박성현 선수와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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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자전 양궁 사랑
부전자전 양궁 사랑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가 1985년부터 32년 동안 2대에 걸쳐 양궁 사랑을 펴고 있다. 지난 12일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구본찬이 시상식 뒤 정의선(왼쪽) 부회장에게 금메달을 걸어 주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정몽구 부자 450억 투자 양궁 과학화

현대차 그룹 내외 R&D 역량을 양궁 장비·시스템 개량에 투입한 게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1985년부터 2대에 걸쳐 양궁협회장을 맡으며 약 45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꾸준히 스포츠 과학화를 추구해 왔다. 정 회장은 활 국산화를 독려하거나 양궁 선수들의 담력 향상법으로 “시끄러운 곳에서의 연습”이란 직관적 제안을 통해 한국 양궁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정 회장이 제안한 연습 방식이 우리 대표팀 ‘야구장 훈련’의 기원이 됐다. 정 부회장은 중장기적 양궁 발전 계획을 세우고 국가대표 선발전의 투명성을 높이며 ‘양궁 선수·장비·지도자의 종합 선진국’ 도약을 이끌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6-08-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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