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따위가 있어?” IOC에 쏟아진 세계 체육계의 원성

“뭐 이따위가 있어?” IOC에 쏟아진 세계 체육계의 원성

임병선 기자
입력 2016-07-25 13:40
업데이트 2016-07-2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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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반도핑기구(WADA)만은 아니다. 세계 스포츠계의 많은 이들이 결과적으로 혼란만 부추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크레이그 리디 WADA 회장은 25일 “IOC가 우리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이번 도핑 파문은 ‘클린 스포츠’를 위협하는 심각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전날 IOC가 집행위원회를 다시 열어 러시아 선수단 전체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금지 징계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국 종목별 국제경기단체의 결정에 맡기기로 했다. ‘러시아 봐주기’라거나 ‘솜방망이 징계’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WADA는 지난주 발표한 ´맥라렌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정부와 정보기관까지 조직적으로 도핑 조작에 가담했다”며 러시아의 이번 올림픽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과거 도핑으로 징계를 받았던 점을 들어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러시아 육상 여자 800m의 율리아 스테파노바가 지난해 7월 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육상선수권대회 800m 예선을 치르다 부상으로 힘겨워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지난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과거 도핑으로 징계를 받았던 점을 들어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러시아 육상 여자 800m의 율리아 스테파노바가 지난해 7월 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육상선수권대회 800m 예선을 치르다 부상으로 힘겨워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아울러 올리비에 니글리 WADA 사무총장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에 제보하고 협력했다는 이유로 개인 자격으로 리우에 출전하는 것을 허용한 율리아 스테파노바의 출전을 IOC가 가로막은 데 대해서도 울분을 토했다. 국가적 도핑을 저지른 추악한 이면을 폭로한 스테파노바의 출전을 막는 것은 장래 내부제보자들의 용기를 꺾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이유를 들었다.

 

 IOC 수뇌부의 리더십 부족이 이런 혼란을 부추겼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는 “깨끗한 선수들의 권익에 심각한 치명타”를 안겼다고 지적했다. 트래비스 타이가트 USADA 위원장은 ”실망스럽게도 깨끗한 선수들과 올림픽의 순수성을 위해 가장 결정적인 순간 발을 뺀 IOC는 확고한 리더십을 보여주길 거부했다“고 말했다.

 

 영국 BBC가 전한 세계 스포츠계 인사들의 성난 목소리를 여기 옮긴다.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목에 건 조정 스타 매튜 핀센트

 ”IOC가 병을 수술할 권한을 모두 경기단체(IF)들에 넘겼단다. 아니 당신들이 결정해야지, 그건 우리가 원하는 게 아냐. 경찰(기능)도 사라졌네.

 

 트레시 크라우치 영국 스포츠장관

 “맥라렌 보고서에서 잘 짚어낸 광범위한 증거들은 이렇게 느즈막이 국제연맹들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IOC가 더 강력히 제재했어야 마땅하다. 선수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하려면 돌멩이를 아껴선 안된다.”

 

 영국의 IOC 위원인 애덤 펭길리

 “러시아 연맹들은 올림픽 운동을 조롱했고 난 클린 스포츠와 깨끗한 선수들의 미래와 올림픽 운동과 올림픽을 걱정하고 있다고 믿는다. 몇몇은 IOC가 짐보따리를 다른 이에게 넘겼다고 얘기하는데 동의할 수밖에 없다. IOC는 책임을 방기했다.“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며 올림픽 4회 출전한 폴라 래드클리프

 ”이전에 도핑 징계를 받았던 선수들이 누구도 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면 박수를 보내겠지만 러시아 선수들만 그렇게 한다는 것도 공정하지 못한 일일 것이다. 클린 스포츠를 위해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속이다가 걸리면 누구나 출전하지 못한다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IOC)은 마땅히 보낼 수 있는 명확한 메시지, 도핑이나 사기는 모든 올림픽 종목에 관용하지 않겠다는-를 보낸 것이 아니다.”

 

 10종경기 선수로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출신 켈리 소더턴

 “(슬프게도) 2016년 올림픽은 IOC가 속만 끓게 한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올림픽 트랙 사이클에서 금메달 6개를 목에 건 크리스 호이

 ”뭐 이따위 메시지가 다 있나? 분명히 IOC의 일은 짐보따리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결정적인 문제에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올림픽 육상 장거리 종목에 다섯 차례나 출전한 조 파비

 ”IOC가 이렇게 실망스러운 결정을. 도핑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지도 못했어.”

 

 올림픽 조정 금메달리스트 제임스 크랙넬

 ”조용히 해-IOC가 러시아 선수단이 2016 리우에 갈지를 판단할 짐보따리를 개별 경기단체들에 패스했어. 나쁜 날이다. 러시아육상경기연맹만 괜히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항소했다가 출전 정지만 확고히 한 셈이 됐다.“

 

 올림픽 육상 여자 400m 동메달리스트 캐서린 메리

 ”IOC 쓸모없네. 지난주 내가 말한 대로잖아. 어떻게 한 나라 전체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겠어? 라고 물은 것과 정확히 똑같이 됐잖아?”

 

 올림픽 조정 금메달리스트 앤드루 호지

 ”러시아의 약속을 믿고 내려진 결정이며 경기단체(IF)들에 떠넘긴 것은 힘있는 기관이 빠져나가기 위해 댄 군색한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서글픈 날“

 

 미국 장거리 주자 카라 고우처

 ”그래 당신이 러시아인이고 이전에 도핑으로 출전 정지를 당했던 선수인데 출전할 수 있다면 미국이 전에 징계를 받았던 선수를 보내면 어떻게 되느냐?“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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