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카페] 초대형 IB 기준은 미래에셋대우 특혜?

[여의도 카페] 초대형 IB 기준은 미래에셋대우 특혜?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6-07-12 18:16
업데이트 2016-07-12 18:5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시장, 자기자본 5조원 예상…금투업계 1위만 충족 가능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종합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초대형 IB 기준에 부합한 증권사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1인당 5000만원까지 원리금을 보장하는 종금형 CMA(종합자산관리계좌) 허용 ▲현재 100%인 자기자본 대비 대출 한도 확대 ▲외국환 업무 확대 등의 혜택을 부여할 전망입니다. 금융투자업계는 금융위가 자기자본 5조원을 기준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는대요. 이 경우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만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볼멘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는 11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가 합병해 출범하는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5조 8000억원으로 경쟁사를 압도합니다. 우리투자증권을 품은 NH투자증권은 4조 5000억원,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병해 연내 출범하는 KB증권은 3조 9000억원으로 5조원 미만입니다. 삼성증권 3조 5000억원, 한국투자증권 3조 3000억원 등도 마찬가지지요. 5조원을 맞추려면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거나 다른 증권사를 흡수해야 하는데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금융위는 2013년 한국형 골드만삭스를 육성한다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를 도입하고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에 기업 대출과 전담중개(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 등을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3년 만에 다시 새로운 제도를 만들려 하자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축구로 따지면 원톱(1명의 공격수)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게 금융당국 생각인데 이 원톱의 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미래에셋대우 키우기에 발 벗고 나서도 자기자본 91조원의 미국 골드만삭스, 25조원의 일본 노무라증권 등 글로벌 IB와 경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겁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을 중심으로 업계는 초대형 IB 기준도 일단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같은 3조원으로 정하자고 주장합니다. 다수의 증권사에 길을 열어줘 차근차근 경쟁력을 키우자는 겁니다. 금융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6-07-13 21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