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정치 분리 예측” 낙관… 홍기택 사태엔 “답답하고 유감스럽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의 국내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대해 “만일에 대비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만들고 상응하는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내 산업계는 사드 배치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중국이 경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어서 수입 중단 등 노골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긴 어렵겠지만, 검역 강화 등 비관세 장벽을 활용해 우리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가뜩이나 위축된 우리 수출이 더욱 쪼그라들 수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 물량의 25.3%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2000년 우리 정부가 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를 올리자, 보복 조치로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의 수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들여오는 마늘은 1000만 달러가 안 됐지만, 우리나라의 수출 피해는 5억 달러가 넘었다. 이른바 ‘마늘 파동’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유 부총리는 “(중국 정부가) 경제와 정치는 분리하지 않을까 예측한다”며 다소 낙관적인 태도를 내놨다.
유 부총리는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파문으로 우리나라 몫이었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자리를 잃게 된 것에 대해 “답답하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지난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산은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을 지원한 것은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유 부총리는 홍 전 회장이 대우조선 부실에 책임이 있다는 주장에 “필요한 경우 조사 기관이 부를 것으로 본다”며 “잘못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6-07-12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