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유세하러… 다카테러 NSC 불참한 日관방장관

참의원 유세하러… 다카테러 NSC 불참한 日관방장관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7-03 22:22
업데이트 2016-07-0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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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희생 가능성 언급한 후 8시간 관저 비우고 선거 지원

JICA 프로젝트 참여 7명 사망

“국민이 테러리스트에게 희생됐는데도 선거가 더 중요했나.”

일본 정치권에 방글라데시 다카 테러 사건의 불똥이 튀었다. 일본인 7명 등 모두 20명이 희생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내각의 2인자 격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이 관저를 비우고 지방 유세를 떠난 것이 문제가 됐다.

스가 장관은 지난 2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본인의 희생 가능성을 언급한 뒤 선거 지원을 위해 니가타현으로 떠났다. 이날 오후 6시 돌아올 때까지 관저를 8시간 비웠다. 그는 이날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방글라데시 테러 사건 대책을 논의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제1야당인 민진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정부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이 간다. 위기관리에 대한 정상적인 감각을 잃었다”며 “스가 장관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 위원장도 “위기관리 책임자가 관저를 벗어난 것은 중대한 문제”라며 “말로는 국민 안전을 우선한다면서도 실제로는 자기 선거를 우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이날 당초 예정됐던 홋카이도 지원 유세를 취소하고 관저에서 사태 수습을 지휘해 구설을 면했다. 아베 총리는 3일 총리 관저에서 방글라데시 테러 사건에 대해 대응책을 논의하는 NSC를 주재한 뒤 JR치바역에서 참의원 후보자 지원 유세를 벌였다. 참의원 선거는 오는 10일 실시된다.

한편 일본인 희생자들은 일본국제협력기구(JICA)가 추진 중인 대방글라데시 개발협력 프로젝트 관련 컨설턴트 업체 사원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건설 컨설턴트 업체 ‘알멕 VPI’ 등에 소속된 이들은 급속한 인구증가에 의한 다카의 교통 정체 문제 해결을 위해 현지에 나갔다. JICA는 한국의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처럼 개발도상국에 대한 유·무상 원조를 하는 곳이다. 일본 정부가 엔화 차관을 제공한 개발협력 사업을 일본 민간기업들의 참여하에 추진하는 역할도 한다.

이번 사건 발생 전까지 다카에는 JICA 다카 사업소와 계약하고 있는 민간기업 관계자 등 JICA 관련자 68명이 주재하고 있었다.

일본의 인터넷 등 SNS에는 “억울하고 슬프다”며 일본과 방글라데시의 가교 역할을 하다 숨진 이들을 애도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기타오카 신이치 JICA 이사장은 “(JICA 사업 관련 잔여 직원들의) 국외 퇴거도 염두에 두고 안전 제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6-07-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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