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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성폭행’ 추적 집념의 형사… “가해자들, 큰 잘못인 줄 몰랐다 진술”

‘집단 성폭행’ 추적 집념의 형사… “가해자들, 큰 잘못인 줄 몰랐다 진술”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6-06-30 14:00
업데이트 2016-06-3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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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22명이 집단으로 여중생 2명을 성폭행한 사건을 4년 동안 추적해 결국 피의자들을 검거한 서울 도봉경찰서 김장수 경위. TV조선 뉴스화면 캡처
고교생 22명이 집단으로 여중생 2명을 성폭행한 사건을 4년 동안 추적해 결국 피의자들을 검거한 서울 도봉경찰서 김장수 경위. TV조선 뉴스화면 캡처
고교생 22명이 여중생 2명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5년 만에 밝혀진 가운데, 이 사건을 끈질기게 추적한 형사가 수사 과정에 대해 털어놨다.

30일 김장수 경위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당시 피해자를 처음 만났을 때 이 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넘었었다”고 말했다. 2011년 9월 집단 성폭행이 발생한지 1년여가 지난 2012년 8월, 서울 도봉경찰서 김장수 경위에게 수상한 제보 하나가 들어왔다.

22명의 가해자 중 몇 명을 다른 사건으로 조사하던 중 한 제보자로부터 ‘이 친구들 예전에 이러이러한 일도 벌였다’라는 제보를 입수한 것. 김 경위는 “밖에 나가는 걸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심지어 바로 앞에 심부름을 시켜도 안 나가고 집에서만 있는 피해자들에겐 치료와 회복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경위는 “피해자의 회복, 피해자 부모와 지속적 유대관계 유지 등 상황을 지켜본 뒤에 피해자 부모로부터 피해자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는 연락을 받고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몇 년 동안은 사건 얘기를 일체 안 했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김 경위는 “피해자 주변에 사는 가해자들이 많았다”면서 “어린 나이고 이걸 누구한테 알리거나 신고를 하면 보복 우려도 있어서 혼자 마음고생이 상당히 심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경위가 밝힌 ‘22명 집단 성폭행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약점을 잡아 산으로 불러냈고 ‘술을 다 마셔야지 보내준다’, ‘(조작한) 게임을 해서 이겨야 보내준다’는 등의 말로 협박해 만취하도록 술을 먹인 후, 성폭행을 했다.

1차 성폭행 가해자 11명은 일주일 후 ‘성폭행을 했다’고 소문을 내면서 추가로 2차 성폭행을 할 사람들을 모았다. 그렇게 최종 22명이 모여 ‘너희들 1차 때 일 당한 것을 소문낼 것이다’, ‘너희 있는 데로 우리가 갈까 아니면 너희들이 올래’ 등의 강도높은 협박을 한 후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범행이 밝혀진 뒤 가해자들은 “당시 잘못인지는 알았지만 이게 그렇게까지 큰 잘못이었는지는 몰랐다”면서 “피해자가 그렇게 충격을 받았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 도봉경찰서는 ‘22명 집단 성폭행 사건’ 피의자 A 군 등 3명을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했고 B 군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주범 외 공범 6명은 특수강간 미수 및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피의자 12명은 조사를 마치고 각 소속 부대 헌병대로 인계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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