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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없이 아기가 태어날 수 있을까

부모없이 아기가 태어날 수 있을까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06-03 15:19
업데이트 2016-06-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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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과학자 ‘인간 게놈’ 프로젝트 추진

과학자 25명 참여 “10년내 완성”
‘인간 창조’ 윤리 문제 우려도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인간의 유전체를 화학적으로 합성해 아기를 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대학 랑곤 의료센터의 제프 뵈커 등 과학자 25명은 최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를 통해 “10년 내에 세포계 안의 인간 유전체를 모두 합성해내는 것을 목표로 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작성(write)’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하버드대에서 150여 명의 과학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가 구상됐다. 당시 이 회의는 심각한 윤리 논쟁이 예상되는 내용을 다루면서도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전체는 인간 등 생명체의 번식과 보존에 필요한 유전 정보를 담고 있다. 생명의 신비를 푸는 열쇠로도 인식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를 인공으로 합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사람에 몸에 딱 맞는 인슐린을 대량 생산하는 등 의약학에 큰 진보를 가져올 것”이라는 낙관적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생물학적 부모가 없는 인간을 창조할 가능성을 여는 것이기도 해 생명과학계 안팎에서 적지 앟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올해 공공과 민간 자금 1억 달러(약 1188억원) 규모를 투입해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프로젝트가 조속히 착수되길 바라고 있다. 프로젝트의 총 예산은 30억 달러(약 3조 5700억) 규모로 추산된다.

이들은 현재 여론의 지지를 얻는 가운데, 윤리적·법적 틀 안에서 연구를 해 나가길 희망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목적이 인간을 합성하는 게 아니며 인간의 유전자가 세포 내에서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있다는 주장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에든버러 대학의 합성생물학 학과장인 수전 로서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은 염색체 구조나 유전체 작동 방식 등에 대한 이해를 향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 합성생물학센터 톰 엘리스 교수는 “나는 완전한 인간 유전체 합성이 좋은 것인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며 “우리는 그것에서 많은 것을 배우겠지만, 우리가 그것을 완성했을 때 그것의 명확한 사용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이 문제를 토론하고, 윤리적, 기술적 기준을 세우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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