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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프리카 한류의 전진기지, 세종학당/김응수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장

[기고] 아프리카 한류의 전진기지, 세종학당/김응수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장

입력 2016-05-29 22:44
업데이트 2016-05-2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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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케냐는 그 이듬해 초대 대통령인 조모 케냐타가 대한민국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 양국 국교 수립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지금 당시 어린이였던 두 분의 자녀들이 대통령이 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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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장
김응수 케냐 나이로비 세종학당장
이렇게 우리와의 인연이 깊은 이곳에서 필자가 맨 먼저 시작한 것은 케냐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한 한국어 교실 개설이었다. 처음과 달리 성적이 우수하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한국 유학 등 다양한 지원으로 학생들도 점차 늘어나면서 이곳이 ‘세종학당’으로 지정됐고, ‘나이로비 세종학당’으로까지 발전했다. 그 나라 언어를 배우려면 그 나라 문화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한국 문화에 대한 수업도 대폭 강화했다.

세종학당을 운영하면서 언어나 생활, 문화 면에서 한국과 케냐는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와 어순이 비슷하고 악센트가 없으며, 우리가 아침이나 저녁 때 ‘안녕하세요’로 인사하듯이 케냐도 시간에 관계없이 ‘점보’로 끝난다. 영어는 어제(yesterday), 오늘(today), 내일(tomorrow)만 있지만 케냐어에는 한국어처럼 어제, 그제, 내일, 모레가 있다. 가족 관계에서도 큰아버지, 작은아버지가 있다. 이런 비슷한 점을 케냐인들에게 말해 주면 금방 가까워진다. 그래서 문화 교육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에게 꼭 필요하고 또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배워야 하기 때문에 문화 수업을 한국어 수업 못지않게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세종학당도 목표를 바꿨다. 단순히 ‘한국 알리기’에서 벗어나 ‘한국을 사랑하는 젊은 엘리트 양성’을 위해 케냐의 명문 국립 케냐타대학으로 장소도 옮겼다. 조선대와 함께 한국어 수업과 한식 만들기, 사물놀이, 가야금 등의 수업을 매주 하고 있으며, 그 결과 1년 만인 지금은 한 학기 수강생이 60여명에 이른다. 일본어나 독일어 수강생보다 많다. 그러나 500명이나 되는 중국어 수강생에 비하면 적다. 이러한 때에 대통령의 케냐 방문은 세종학당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번 케냐 방문에서는 다채로운 한국 문화 행사가 함께 열려 한류의 매력도 아프리카에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 나이로비 세종학당도 지난 26일 현지 대학생 200여명을 초청해 케이팝 댄스팀의 공연과 한식체험 등이 어우러진 ‘한국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열었다. 이를 통해 케냐의 젊은이들이 마음속에 한국의 얼과 문화를 듬뿍 담아 갔다.

케냐는 동부 아프리카의 관문으로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한국을 알리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에 세종학당, 한류, 나아가 경제 교류도 더욱 확대될 것이다. 아프리카는 자원이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이고,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미래의 땅이다.

한국 문화를 배우고 즐기기 위해 세종학당으로 몰려온 케냐 학생들을 보면서 그동안 쌓인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이 단숨에 날아갔다. 다음 행사에서는 케냐의 젊은 엘리트 학생 몇백 명이 아니라 수천 명이 케이팝을 부르고, 우리 음식을 먹고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6-05-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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