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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경유차 판매량 여전히 질주 “운전할 때마다 죄 짓는 기분”

[커버스토리] 경유차 판매량 여전히 질주 “운전할 때마다 죄 짓는 기분”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6-05-27 23:06
업데이트 2016-05-28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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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천덕꾸러기 된 디젤車 매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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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위치한 국산차 전시장이 한산해 보인다. 딜러들은 “최근 경유차와 환경 이슈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27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 위치한 국산차 전시장이 한산해 보인다. 딜러들은 “최근 경유차와 환경 이슈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귀띔했다.
“운전할 때마다 꼭 죄를 짓는 기분이에요.”

27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만난 한 수입차 회사 영업부장은 최근 자신이 경유차를 판 손님으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최근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경유차를 모는 운전자들 사이에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영업부장은 “최근 출시된 경유차는 모두 정부의 규제에 다 맞춘 차량이고 운행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있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디젤 모델이 없어서 못 팔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변화”라고 말했다.

●“경유차 정책 오락가락 분통”

이날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거의 모든 수입차 브랜드들이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영동대로의 자동차 전시장들에는 드문드문 손님이 보였지만 대체로 한가한 모습이었다. 한 수입차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영업직원이 반갑게 맞았다. 그는 “손님이 몰리는 월말인 데다 날씨가 좋아 차를 보러 온 손님이 꽤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의 신분을 밝히고 최근 경유차 문제와 관련해 취재를 요청하자 태도가 달라졌다. 디젤 논란이 있지만 판매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 디젤 차량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손님들 역시 꾸준히 차량 구입에 대해 문의해 오고 있다”면서 “‘경유차=미세먼지 주범’→경유값 인상 우려로 인해 경유차 판매가 당장 줄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수입차 매장의 직원 역시 경유차 판매 추세에 대해 묻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 매장 관계자는 “정부의 경유차 정책은 원래 계속해서 바뀌어 왔다”며 “이번에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고, 경유값이 오른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것 역시 장담할 수 없는 건 아니냐”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손님들 환경문제 관심 높아져”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 경유 차량을 대부분 주력 모델로 판매하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은 이번 경유차 논란이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판매 급감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환경부가 제재 조치를 예고한 닛산의 캐시카이에 대해서도 아직 정확한 발표가 나오지 않았고 실질적인 정책 변화도 없기 때문에 지금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최근 디젤 모델의 인기로 다양한 경유차를 출시하긴 했지만 휘발유 모델이 주력인 데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수입차 전시장에 이어 찾아간 국산차 전시장에서 만난 한 영업직원은 “경유차와 환경 문제에 대한 손님들의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판매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6-05-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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