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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독자 대북제재 조치 발표…“북한 항공기·선박 통과 금지”

EU, 독자 대북제재 조치 발표…“북한 항공기·선박 통과 금지”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5-27 23:19
업데이트 2016-05-2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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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7일 북한과 교역을 대폭 차단하는 내용의 독자 대북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고립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이날 이사회 결정을 통해 북한 항공기·선박의 EU 영공통과·기착·기항을 금지하고, 수입금지 품목과 사치품 금수품목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독자제재를 부과했다.

이번 조치는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련되지 않은 북한의 대(對)유럽 교역 행위를 포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강력하다고 평가되는 조치는 북한이 소유·운영하거나 북한 승무원이 탑승한 항공기·선박이 28개 EU 회원국 공항이나 항구에 아예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북한이 운영하는 고려항공 국제선에서 현재 EU 회원국에 취항하는 정기 노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항공기 기착 금지는 실제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차원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선박의 입항 금지는 북한의 운송 활동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180일 이내 북한을 기항한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한 한국·일본보다는 정도가 약하지만, 상당히 강력한 해운 제재라고 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관련 선박이 EU 지역을 가지 못하게 되는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북 사치품 금수품목을 대폭 확대한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 권력층을 정면으로 겨냥한 제재로 보인다.

현재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크리스털, 고급 시계, 수상 레크리에이션 장비, 스노모빌, 귀금속, 고급 차량 등을 대북 금수 사치품으로 지정하고 있다. EU의 금수 목록은 추후 관보 게재를 통해 구체적으로 공개될 예정이지만 안보리 제재보다 한층 광범위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은 김정은 위원장이 즐기는 치즈, 부인 리설주가 착용하는 명품 브랜드의 옷과 액세서리 등 북한 상류층이 선호하는 사치품의 주요 생산처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을 위시한 북한 권력층이 실제 생활에서 받을 타격과 심리적 위축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조치는 북핵 문제에 한국, 미국, 일본과 단호한 입장을 같이해 온 EU가 독자제재를 통해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EU는 지난 20일 제재 대상 리스트에 개인 18명과 단체 1개를 추가하는 등 이미 개인 66명과 단체 42개에 자산동결·역내 여행 금지 조치도 부과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연초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부터 EU 측과 독자적 대북제재 조치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일은 조기에 (독자제재) 발표를 했지만, EU는 28개국이 다 합의를 해야 한다”며 “이번 발표도 상당히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게 EU 측 인사의 얘기”라고 설명했다.

한미일과 EU가 독자제재를 통해 대북압박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제사회 각국도 내달 초로 다가온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 이행 보고서 제출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 권력층의 비자금 은닉처로 의심받아 온 스위스는 결의 2270호에 따라 북한 노동당·정부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고, 25가지에 이르는 수출금지 사치품목도 자체 지정했다. 러시아도 대북 금융거래를 크게 제한하는 내용의 국내 규정을 마련했다.

정부는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이번 조치에 대해 “강력한 독자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EU 28개 회원국의 단합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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