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중앙박물관· 아라아트센터
석가탄신일을 맞아 인간의 고민과 간절한 염원을 담은 대형 불화(佛畵) 전시가 잇따라 열린다. 평소 접하기 힘든 사찰 소장 국보·보물 괘불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국립중앙박물관은 10일 서울 용산구 박물관 내 서화관 불교회화실 상설전시관 2층에서 테마전 ‘상주 북장사 괘불-소원을 들어주는 부처’를 개막했다. 보물 제1278호 ‘북장사 괘불’은 높이가 13.3m로 지금까지 중앙박물관에 전시된 괘불 중 가장 크다. 석가모니의 영취산(靈鷲山) 설법을 그린 불화로, 1688년 불교 신도들과 승려 165명의 시주와 후원으로 제작됐다. 영산재, 수륙재 같은 불교 의식을 거행할 때 주로 걸렸지만 극심한 가뭄이 닥친 상주 지역에 비를 청하는 기우제에서도 사용됐다.
북장사 괘불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화엄사 괘불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 제공
화엄사 괘불은 오랜 세월이 흐르며 색이 바래고 배접지가 부식돼 야외에 걸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됐다. 미황사 괘불 복원을 주도했던 불화가 이수예 주도로 최근 모사복원도가 완성됐다. 이수예는 “모사도는 원본 그림을 단순히 복사하는 게 아니라 원본이 갖고 있는 작품성, 예술성, 역사성, 시대성 등을 되살리는 것”이라며 “360여년 전으로 거슬러 가 우리 선조들의 간절함과 기운을 하나하나 되살렸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