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이란
가장 뜨거운 사막과 스키장이 공존태권도 인구 200만명 세계 2위 강국
아라비아 숫자 대신 이란 숫자 사용
이 나라에서는 여성 5명당 1명꼴로 ‘코 성형수술’을 한다. 한국 다음으로 태권도 인구가 많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땅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나라는 어디일까. 정답은 ‘이란’이다.
이란 국기
주이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란에 대한 속설 중 하나는 ‘미인이 많다’는 것이다. 이란인들도 이를 은근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일부 이란인은 미인이 많은 이유에 대해 인종적 우월감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란 여성이 히잡 밖으로 노출된 얼굴만 집중 치장하기 때문에 미인이 많아 보인다는 식의 설명도 나온다. 최근에는 이란에도 우리나라처럼 ‘성형 열풍’이 불고 있다. 단지 우리와는 반대로 혈통적으로 ‘매부리코’같이 높은 코를 깎아 내는 수술이 남녀 구분 없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20%가량은 코를 깎는 성형수술을 하며 연간 코 성형 인구가 8만명에 달한다.
이란이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에 이어 세계 2위 태권도 강국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란태권도협회에 따르면 이란에는 이란인 사범 4000여명이 3800여개 도장에서 약 200만명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땅도 이란에 있다. 미국 몬태나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란 루트사막은 2005년에 섭씨 70.72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란 테헤란 외곽에 있는 알보로즈산에는 스키장이 있다. 스키장에서는 많은 젊은 여성이 히잡 대신 스키모자를 쓴다.
이란인들은 “이란은 아랍의 일부”라는 오해를 싫어한다고 한다. 이란인은 페르시아족이며, 아랍족과는 엄연히 혈통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자존심 때문인지 이란은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아라비아 숫자 대신 이란 숫자를 쓰며, 춘분부터 새해가 시작되는 이란력을 쓴다. 한·이란 정상회담이 이뤄진 지난 2일은 이란력으로 1395년 2월 13일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05-04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