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사회 비판 성명 냈다고… 원로 교수 해임한 건국대

[단독] 이사회 비판 성명 냈다고… 원로 교수 해임한 건국대

이성원 기자
입력 2016-03-20 23:44
수정 2016-03-21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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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 2년前 이사장 비리 제기, 원로 교수들 ‘총장 사퇴’ 성명서

정년 4년 남기고 보복 인사 논란
횡령 재판 증언한 교직원도 해임
학교 측 “비판 주도해 명예 실추”
교수들 반발… 학생들 ‘복직 운동’

강의평가에서 우수 교수에 선정되는 등 존경받는 원로 교수가 학교법인 이사회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이 학교에서는 비리 혐의로 기소된 이사장의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교직원이 해임되는 등 보복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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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응용통계학과 안모(61) 교수는 20일 “지난 8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해임됐다는 통보를 들었다”며 “거의 2년이 다 된 성명서를 근거로 ‘교원 품위 손상 및 학교 명예 실추’로 해임한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교육부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부당 해임 소청 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 교수의 정년은 4년 정도 남았다. 앞서 건국대는 지난 8일 안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을 결정했다.

학교가 문제 삼은 성명서는 2014년 6월 건국대 원로교수모임 65명이 낸 것으로 김경희 이사장의 비리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장영백 전 교수협의회장과 김진석 동문교수협의회장은 김 이사장의 비리에 대해 교육부에 특별감사를 요청했다가 같은 해 2월 해임됐는데 원로 교수들은 이들의 복직을 요구했다. 또 논문 표절 논란이 있었던 송희영 건국대 총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안 교수의 해임 조치에 대해 학내에서는 보복 인사라는 비판이 많다. 그간 학교 이사회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교직원에 대한 징계를 남발했다는 것이다. 건국대는 지난 11일에도 직원징계위원회를 열고 교직원 이모(47) 차장의 해임을 의결했다.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이사장의 재판 과정에서 이 차장이 증인으로 나와 김 이사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법인 자금 1억 3000여만원을 빼돌려 개인 여행 비용과 가족의 대출금 상환에 쓴 혐의로 기소돼 서울동부지법으로부터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교직원 및 학생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일 안 교수가 속한 상경대학 교수 전원은 “안 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성명을 냈다. 3일 뒤에는 원로교수모임 67명이, 지난 4일에는 건국대 총동문회가 안 교수의 해임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

응용통계학과 학생들은 안 교수의 복직을 요구하는 서명을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했다. 현재까지 880여명이 참여했다. 한 학생은 “안 교수는 응용통계학과에 30년 이상 재직하면서 베스트 티처상을 받았을 정도로 존경받는 분”이라며 “대학 전체에서 추가 서명을 받은 후 학교 측에 이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안 교수는 허위 주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자 교수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등 학교 운영을 방해했다”며 “학내 질서를 문란케 하는 등 교원의 본분을 벗어나는 행위가 확인돼 엄중 징계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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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6-03-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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