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중앙銀 수장들 모처럼 “함께 가자” 정책 공조

‘빅4’ 중앙銀 수장들 모처럼 “함께 가자” 정책 공조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6-03-17 23:08
업데이트 2016-03-18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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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 0.25~0.5% 동결… 연내 인상 횟수도 4→2회 축소

ECB도 사상 첫 제로 금리 도입
日 “-0.5%까지 인하 여력 있다”
中, 대형銀 지급준비율 0.5%P↓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인상 횟수도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엇갈린 통화정책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추구하던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4대 중앙은행 수장들이 오랜만에 “함께 가자”며 정책 공조를 이뤘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17일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0.25~0.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17명의 FOMC 위원이 제시한 향후 기준금리 예상치(점도표)를 통해 올해 2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4차례 인상을 예고했던 지난해 12월보다 금리 정상화 속도가 더뎌질 것임을 시사했다.

FOMC 위원들의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0.875%로 지난해 12월 1.375%에 비해 0.5% 포인트 낮아졌다. 연준은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물가상승률 예상치도 1.6%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미국을 위협할 요인으로 본 것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예상한 것과 비슷한 경제적 결과를 얻으려면 당시보다 낮아진 정책금리 경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사상 첫 제로(0%) 기준금리를 도입했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도 -0.3%에서 -0.4%로 0.1% 포인트 인하했다.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 규모를 월 6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로 확대하는 등 ‘바주카포’ 부양책을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5일 -0.1%인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16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0.5%까지 내릴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도 지난 1일부터 대형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7.5%에서 17.0%로 0.5% 포인트 인하했다. 옐런 의장까지 이날 ‘비둘기파’(경기 부양) 메시지를 보내면서 ‘빅4’ 중앙은행이 모처럼 정책 공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혼란을 피하겠다는 연준의 의도로 풀이된다”며 “그러나 미국의 금리 정상화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다시 ‘매파’(금리 인상)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연준이 6월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제금융센터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바클레이즈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7곳이 인상에 표를 던졌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고용시장 호조가 이어지면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명분이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6-03-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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