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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료·건설·관광까지 확장… “올해 VR 꽃필 것”

게임→의료·건설·관광까지 확장… “올해 VR 꽃필 것”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6-02-22 18:22
업데이트 2016-02-2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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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VR헤드셋·카메라 동시 공개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독식하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올해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이 주인공 대접을 받고 있다. VR은 눈과 머리에 쓰는 헤드셋을 통해 구현한 입체적인 가상공간을 현실처럼 느끼게 해 주는 기술이다. 지금은 게임, 영화 등 주로 오락 용도로 사용하지만 앞으로 의료나 건설, 관광 등 다방면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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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어VR’ 착용한 참가자들
삼성 ‘기어VR’ 착용한 참가자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7’ 공개 행사에서 취재진이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헤드셋 ‘기어VR’을 착용한 채 발표를 듣고 있다.
바르셀로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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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간판 스마트폰을 공개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쓸 수 있는 VR 헤드셋과 손쉽게 360도 영상을 촬영하는 VR 카메라를 함께 선보였다.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는 용량이 큰 VR 영상을 끊김 없이 빠르게 보여주는 차세대 5G 기술을 시연했다. 다양한 헤드셋과 콘텐츠가 쏟아질 올해가 VR이 꽃피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VR이 얼리어답터들의 기호품에 그치고 말지, 아니면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디바이스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VR 시장에는 새로운 헤드셋이 잇따라 출시된다. 오큘러스는 엑스박스 등 게임 유저를 겨냥한 오큘러스 리프트를 다음달부터 판매한다. 오큘러스는 2014년 3월 페이스북이 20억 달러에 인수한 스타트업으로, 삼성과 제휴해 기어 VR을 만들었다. 단말기 제조뿐만 아니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오큘러스 셰어·시네마·360도 등도 운영한다. 소니는 올해 상반기 중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PS)4와 연동해 쓸 수 있는 VR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이다. 소니는 3600만명에 이르는 PS4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VR 헤드셋을 사들일 것으로 기대한다. 대만의 HTC는 세계에서 가장 큰 PC용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와 손잡고 VR 헤드셋 바이브를 내놓는다. MWC 2016에 참가한 HTC는 바이브를 오는 29일부터 799달러에 선판매한다고 밝혔다.

오큘러스와 소니, HTC는 현재 VR 수요가 가장 많은 게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기 가격이 30만~90만원 선으로 비싸다. 반면 구글, 삼성 등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쓰는 저렴한 VR 기기 대중화에 초점을 맞췄다. 2014년 7월 선보인 구글의 ‘카드보드’는 골판지, 렌즈, 고무밴드로 이뤄진 조립형 VR 기기다. 구글은 영상, 게임 등 VR 콘텐츠 생태계를 선점하는 데 힘쓰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과 연결할 필요가 없는 독자 VR 단말기와 VR 전용 운영체제(OS)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5월 열리는 구글 개발자대회에서 기존 카드보드를 개선한 모바일 VR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골판지를 플라스틱으로 바꾸고 컴퓨터 칩과 센서를 실어 삼성 기어VR에 필적할 만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만 바라보던 애플도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VR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기술을 연구하는 수백명 규모의 비밀 연구개발팀을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 최고 VR 전문가인 더그 보먼 버지니아공대 교수를 영입하기도 했다. 앞서 메타이오, 플라이바이미디어, 이모션트 등 VR, AR 관련 스타트업을 사들이며 VR 기술 집적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VR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VR 하드웨어 판매량이 지난해 14만대에서 올해 140만대, 2017년에는 63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IT 투자자문사인 파이퍼재프레이는 2025년이면 연간 5억대의 VR 헤드셋이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캐피털은 VR 시장이 2020년 3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는 등 VR을 두고 장밋빛 전망이 쏟아진다.

VR 기기는 경량화, 어지럼증 개선 등이 숙제로 여겨진다. 공격적으로 모바일 게임사업에 뛰어든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VR 헤드셋이 무거워 20~30분만 착용해도 게임 하기에 불편함이 있다”면서 “1시간 이상 착용해도 무리가 없는 선글라스나 고글 정도로 가벼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기어VR은 318g, 오큘러스리프트가 380g이다. 다만 전날 선보인 LG 360 VR이 118g로 제작돼 헤드셋 경량화 경쟁에 불을 댕길 전망이다.

VR이 스마트폰만큼 빠르게 성장하긴 어렵다는 신중한 시각이 있다. 국내 제조업체가 VR 하드웨어에 치중한다면 스마트폰처럼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 낀 ‘넛크래커’ 신세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VR의 원천 기술이 미국 등 선진국에 있고 중국은 저렴한 기기로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VR이 대중화되려면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원균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사례에서 보듯이 삼성, 페이스북, 구글, 애플 모두 디바이스 시장에서 콘텐츠와 플랫폼의 의미를 잘 안다”면서 “지금은 VR 기기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플랫폼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16-02-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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