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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사이드] 임플란트 평생 쓸 수 있을까

[메디컬 인사이드] 임플란트 평생 쓸 수 있을까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6-02-14 22:38
업데이트 2016-02-1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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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치아 심었다면 6개월마다 꼭 검진

올해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희소식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7월부터 만 70세 이상 노인들이 대상이었던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연령을 만 65세로 낮출 예정입니다. 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임플란트 비용은 139만~180만원 수준이어서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았죠. 복지부는 임플란트 시술 의료서비스와 치료재료 가격을 합쳐 기준 수가를 119만원으로 정하고, 50%만 본인이 부담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결국 최저 60만원으로도 임플란트 시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치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평생 2개로 한정돼 있습니다. 한 해 50만명 정도인 임플란트 시술 노인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심이 높아진 만큼 임플란트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죠. 과연 임플란트는 한 번 심으면 평생 사용할 수 있을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14일 대한치과보철학회 부회장인 권긍록 경희대 치과병원 교수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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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긍록 경희대 치과병원 교수가 임플란트 시술을 한 환자의 치아를 점검하고 있다. 경희대의료원 제공
권긍록 경희대 치과병원 교수가 임플란트 시술을 한 환자의 치아를 점검하고 있다.
경희대의료원 제공
●장기사용 최대의 적은 ‘염증’

권 교수도 임플란트 사용기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환자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환자에 따라 편차가 크다고 합니다. 임플란트는 나사와 크라운(치아 모양의 덮개)으로 이뤄진 머리부분과 잇몸뼈 속에 들어가는 티타늄 재질의 인공 치근(치아뿌리) 등 상·하부 구조물로 구성돼 있습니다.

권 교수는 “학계 보고에 따르면 하부구조는 처음 시술하고 난 뒤 1년까지 1㎜가 뼈 속으로 흡수되고 그 뒤에는 0.1㎜정도 내려가는 것으로 본다”며 “10㎜ 정도를 심었다고 할 때 염증이 없다면 단순 계산해도 비교적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만 학계 자료에 따르면 상부구조는 일반적으로 7~8년에 한 번씩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것도 환자가 치아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드물지만 1980년대 말에 시술한 환자도 문제없이 사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염증’입니다. 임플란트 치아는 수직구조인데다 자연치 주변부와 같은 촘촘한 조직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염증이 생기면 바로 아래쪽 뼈조직까지 침투합니다. 임플란트를 심은 다음 생기는 부작용의 30%가 ‘임플란트 주위염’입니다. 동양인은 서양인과 비교해 잇몸 넓이가 좁아 하부구조물 직경은 좁고 상부구조물은 큰 부자연스러운 형태이기 때문에 음식물이 낄 확률이 더 높아 주의해야 합니다.

염증은 임플란트 아래쪽 잇몸뼈를 녹이기 때문에 재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칫솔질, 스케일링 등 사후관리가 중요합니다. 권 교수는 “스케일링은 연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학계에서는 건강한 사람도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치과를 방문하라고 권한다”며 “이발소나 미용실을 가는 것처럼 자주 방문할수록, 주치의를 두고 정기적으로 관리할수록 치료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칫솔 교체주기 최소 3개월

치석은 음식물과 광물질, 침샘 분비물이 치아 표면의 플라크(세균막)와 뒤섞이며 형성되는데 칫솔질 습관과 침샘 분비 정도 등에 따라 생성 규모는 차이가 큽니다. 그렇지만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6개월까지는 치석이 질병을 일으킬 위험이 낮기 때문에 스케일링을 하든, 하지 않든 반 년에 한 번은 치아 점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칫솔질의 기본은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덮어내리듯 닦는 것입니다. 칫솔은 3개월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고 합니다.

치아가 없으면 입맛을 잃는다고 하죠. 이것은 사실입니다. 치아 뿌리에도 감각 세포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치아 뿌리를 대신한 임플란트 부위는 힘은 더 좋고 감각은 떨어지기 때문에 더 왕성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1년간은 부드러운 것부터 씹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예 사용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이런 경우 과도하게 사용한 반대쪽 자연치가 망가지겠죠. 이를 갈거나 악무는 습관도 고쳐야 합니다. 상부구조물을 올리는데 3~6개월 정도가 소요됩니다. 병원에서는 시술을 마친 뒤 일주일, 한 달, 3개월, 6개월 단위로 점검하게 됩니다. 이후에는 3~6개월 간격을 두고 치아건강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임플란트 가격도 궁금하실 겁니다. 권 교수는 “임플란트 디자인과 구강 조건을 고려해 의사와 환자가 상담한 뒤 제품 라인을 결정하는 것이지, 무조건 저렴하거나 비싼 것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할인행사에 현혹되지 말고 검증된 의료기관에서 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국산 제품, 외국산 못지 않아

국산 임플란트 제품도 최근 다양하게 개발돼 전문의와 환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습니다. 여전히 스웨덴의 아스트라 등 3대 메이저 브랜드가 세계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지만, 기술격차가 크게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국산 제품의 수준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권 교수는 “일부 브랜드가 신뢰도가 높다고 하는 건 아무래도 역사가 길기 때문에 임상에서 검증을 많이 받아봤다는 의미”라며 “국산차든 외제차든 본인의 선택이고, 사실 굴러가는 것은 똑같다. 크게 드러나는 차이는 없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임플란트를 심을 뼈가 없는 환자는 뼈이식 시술을 추가로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 부분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수술 난이도에 따른 가격 차이도 있습니다. 권 교수는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는 시술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부위보다는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무조건 모든 치아에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윗니가 틀니인데 아랫니를 모두 임플란트로 바꾸면 균형이 맞지 않습니다. 이때는 적당한 시술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또 모든 치아를 임플란트로 하면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운데 치아는 브리지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고령자나 치과치료에 거부감이 큰 환자는 발치 당일 임플란트를 심는 ‘즉시 임플란트’도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빠진 치아 방치하다간 큰코

그럼 치아가 빠진 채로 놔 두면 어떻게 될까. 권 교수는 “내버려 두면 염증 때문에 그나마 남아 있는 뼈도 다 녹아 내려서 임플란트 시술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게 된다”며 “무슨 일이든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또 “치아를 빠진 채로 놔 두면 빈 공간으로 치아가 움직인다”며 “치아가 솟구치거나 내려오고, 쓰러지는 증상이 나타나 음식물을 제대로 씹을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잇몸약에 대해서는 “소염 기능과 염증 부위를 수축시키는 수렴 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뼛속까지 침투한 염증을 두고 잇몸약만 먹으면 겉은 멀쩡해지는데 속은 다 녹아 내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6-02-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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