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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 산타 살고 있어” 북유럽 ‘원조’ 경쟁

“우리 마을에 산타 살고 있어” 북유럽 ‘원조’ 경쟁

오상도 기자
입력 2015-12-24 23:02
업데이트 2015-12-2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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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맞은 지구촌 표정

성탄을 맞은 전 세계가 ‘크리스마스앓이’를 하고 있다.

산타의 고향으로 알려진 북유럽에선 ‘원조’ 산타의 집을 가리자며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경쟁에 불을 댕겼다. 이상 고온으로 무산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대신해 38년 만의 ‘크리스마스 보름달’이 지구촌 밤하늘을 비출 것이란 반가운 소식도 들려 왔다.

AP는 23일(현지시간) 자국에 산타클로스가 살고 있다고 주장하는 북유럽 국가들의 이야기를 비중 있게 다뤘다. 핀란드에선 어린이들이 북쪽 황무지 코르바툰투리에, 스웨덴에서는 작은 마을 모라에 각각 산타가 살고 있다고 믿는다. 또 노르웨이 어린이들은 수백년 전 태어난 산타가 오슬로 협만 드뢰백의 바위 밑에 산다고 배우며, 덴마크에서는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있다고 배운다. 산타클로스의 고향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셈이다.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한 곳은 핀란드이다. 1920년대 한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귀의 산’인 코르바툰투리에 산타가 살고 있어 모든 아이의 소원을 들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전 세계로 전파를 타면서 믿음이 깊어졌다. 공영방송인 YLE는 1960년부터 매년 붉은 망토를 두른 산타클로스가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자신의 통나무집을 나서 전 세계로 향하는 영상을 방영해 왔다.

테마공원인 ‘산타 마을’이 자리한 유럽 최북단인 핀란드 로바니에미에는 매년 전 세계 어린이들이 보낸 50만장 가까운 편지가 도착한다. 이 마을에선 산타클로스가 비서들의 도움을 받아 산타 도장이 찍힌 답장을 어린이들에게 보낸다. 해마다 30만명 가까운 관광객이 몰리면서 관광 수입만 매년 2억 1000만 유로(약 2690억원)에 달한다.

스웨덴 중부의 모라에는 ‘산타 월드’가 자리한다. 올해에만 산타를 찾는 40만장의 편지가 답지했고, 5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산타의 집, 오로라 호수, 난쟁이가 사는 집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이 밖에 노르웨이 오슬로에선 매년 세계에서 가장 성대한 크리스마스 전야제와 박람회가 열린다. 덴마크에서는 코펜하겐 시청 앞 광장에 세계에서 가장 큰 크리스마스트리가 점등되고, ‘크리스마스 올드 타운’이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이같이 충만한 성탄 분위기와 달리 이슬람국가인 브루나이와 타지키스탄, 소말리아는 잇따라 종교적 이유로 크리스마스 금지령을 내렸다. 동남아 산유국인 브루나이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기독교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하겠다고 밝혔다. 소말리아에선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관련 행사를 금지했다.

미국 동부에선 제트기류가 불러온 ‘이상 고온’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망쳤다. 북동부 도시의 수은주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워싱턴DC·리치먼드 영상 22.2도, 뉴욕·필라델피아 20.5도로 초여름 날씨 속에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 성탄 트리 매출은 급감한 반면 아이스크림 매출은 특수를 빚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반면 UPI는 ‘빅 문’, ‘러키 문’ 등으로 불리는 크리스마스 보름달이 이상 고온으로 망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상해 줄 것이라 내다봤다. 크리스마스 보름달은 1977년 이후 38년 만으로, 미국 동부 시간으로 25일 오전 6시(한국시간 25일 오후 8시)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5-12-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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