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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美대선 빗대 “칠면조들도 백악관 입성하러 치열한 경쟁”

오바마, 美대선 빗대 “칠면조들도 백악관 입성하러 치열한 경쟁”

입력 2015-11-26 07:01
업데이트 2015-11-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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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추수감사절 ‘칠면조 사면행사’…”터키는 못날지만 시간은 날아”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5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븐으로 향할 운명에 처했던 칠면조 두 마리를 ‘특별사면’했다.

태어난 지 18개월이 된 ‘정직’(Honest)과 ‘에이브’(The Abe)가 그 대상이다. 정식 사면되는 칠면조는 ‘정직’이고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해 ‘에이브’가 대역으로 선정됐다.

두 칠면조의 이름은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의 한명인 제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뜻하는 애칭들로, 캘리포니아 주 초등학생들이 선정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두 딸인 말리아(17), 사샤(14)와 함께 백악관 로즈가든에 나타난 오바마 대통령은 밝게 웃는 표정으로 참석자들에게 추수감사절 인사를 건넨 뒤 “터키는 날지 못하지만 시간은 날아간다”고 농담을 했다. 올해로 7번째 칠면조 사면행사를 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2기의 임기가 불과 1년밖에 남지 않은데 대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미국 대선경선 레이스를 빗대어 “아마도 들었을 터이지만 수개월간 많은 수의 칠면조들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며 “일부는 무슨 말인지 알아챘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3명의 대선 후보 밖에 없는 민주당보다는 무려 14명의 주자가 난립하는 공화당 대선 경선을 거론했다는 정치적 해석도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칠면조에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을 들어왔는데, 나는 언론이 사면받은 칠면조들이 좋은 시민으로서 헌신하고 있는지를 파헤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의 과거를 집중적으로 캐는 미국 언론의 보도 행태를 겨냥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은 결국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나라”라고 말하고는 손으로 칠면조 두 마리를 사면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사면을 받은 두 칠면조는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주 리스버그에 위치한 모븐 파크의 ‘칠면조 언덕’으로 보내져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예정이다. 칠면조 언덕은 웨스트모어 데이비스 전 버지니아 주지사(재임기간 1918-1922) 자택 안에 있는 역사적인 터키 농장이다.

두 칠면조는 전미 칠면조 연맹 회장인 지하드 더글러스 박사의 보호 아래 캘리포니아 주 센트럴 밸리에서 키워졌다.

칠면조는 추수감사절에 빠질 수 없는 요리지만 백악관에서는 대통령이 전미 칠면조 연맹이 증정한 칠면조를 대상으로 생을 끝까지 누릴 수 있도록 사면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지난 1957년부터 백악관 전통으로 자리잡은 이 행사는 올해로 68년째를 맞는다. 공식적 사면행사로 치러진 것은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때부터다.

사면 행사가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 가족은 인근 쉼터로 가서 백악관에 미처 ‘입성’하지 못한 ‘불행한 칠면조’들의 요리를 노숙자와 참전용사들에게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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