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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대책 내년 시행…가파른 빚 증가세 잡을까

가계부채 대책 내년 시행…가파른 빚 증가세 잡을까

입력 2015-11-24 12:07
업데이트 2015-11-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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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가계부채 대책이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폭증세를 이어가는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진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 7월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원리금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에 맞춰 은행권도 세부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한 달여 뒤부터 주택대출 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다만 초저금리와 전세가격 폭등의 여파로 주택대출 수요가 여전히 많은 상황이어서 이번 대책만으로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근본적으로 억제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가계부채 대책 내년 시행…갚을 능력 중점 확인

가계부채 대책이 시행되는 내년 1월부터는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금융정책 당국은 지난 7월 1천조원대를 돌파한 가계 빚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관리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해 발표했다.

가계부채 규모가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만큼 위험하다고 보진 았지만 소득 증가속도보다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금리 인상기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대책의 내용은 총량 규제 대신 가계부채의 질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내년부터 담보 위주로 진행하는 금융기관의 대출심사를 소득에 연계한 상환능력에 중점을 두는 쪽으로 바뀐다.

종전에는 이자만 내고 원금은 나중에 갚는 방식의 대출 대신 초기부터 원금을 함께 나눠 갚는 방식(원금분할상환)을 관행으로 정착시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주택대출 상환능력을 심사할 때 다른 대출상품 원리금 상환 실태를 고려하도록 해 차주(借主)의 상환부담을 좀 더 입체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한 마디로 차주의 ‘갚을 능력’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 주택구입자금 대출, 원칙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 적용

은행권은 정부의 대책발표 이후 세부 실행방안을 담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왔다.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인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에 따르면 은행은 모든 주택대출 신청자를 상대로 소득 자료를 확인해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산출한다.

현재 DTI 규제는 수도권 아파트를 담보로 한 대출과 관련해서만 60%가 적용되고 있다.

직접 DTI 규제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수도권 대출 신청자도 일단 DTI를 산출해 대출 참고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주택구입자금,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를 넘는 고부담대출, 소득증빙이 불명확한 경우(신고소득 등) 등은 원칙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상으로 삼고, 이에 해당하지 않는 신청자라도 비거치식 분할상환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로 했다.

신규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할 때는 DTI와 별도로 스트레스 DTI를 추가로 적용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DTI는 실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대출시점 이전 3∼5년간 금리를 토대로 향후 금리 인상리스크를 반영한 지표)를 가산해 산출한 DTI다.

은행권은 스트레스 DTI가 80%를 초과하는 대출은 원칙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대출금리 변동 추이를 고려할 때 내년에 적용되는 스트레스 금리는 2%포인트 남짓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 내년 하반기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등 다른 부채까지 대출심사에 반영된다.

전체 금융권 대출의 연간 총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의 80%를 넘으면 금융권의 사후관리 대상으로 선정된다.

이를 위해 각 금융권의 대출정보를 취합해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산출한다.

은행권은 현재 이런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 집단대출 등 적용 한계…“소득증대가 근본 해법”

정부 대책 시행으로 은행권 주택대출 받기가 내년부터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만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당장 신규 분양시장이 열기를 띠면서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이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올 9월 기준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 가운데 집단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7.3% 수준이고, 9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중 집단대출 증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8.2%(2조3천억원)로 커졌다.

올해 1∼9월 중 집단대출 잔액은 3조4천억원 늘어 증가폭이 2014년 한 해 증가액(3조1천억원)의 3배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집단대출은 DTI 규제는 물론 은행권 가이드라인의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꺾으려면 LTV, DTI 등 부동산대출 관련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그러나 어렵게 되살아난 부동산 시장을 다시 침체에 빠뜨릴 수 있는 부작용이 있기에 정부는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효과는 크지 않고 생계형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만 제1금융권 밖으로 내몰 가능성을 우려도 나온다.

경기회복 부진과 소득감소 여파로 영세 자영업자나 서민층의 부채가 늘어난 것이 더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소득 증대만이 가계부채의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제2금융권 대출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며 “이는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핵심 고리가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금융기관 건전성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경기부양을 통한 소득증대와 저신용자를 상대로 하는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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