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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80년대생은 저주받은 세대” vs “어느 세대나 고통… 노력부터”

“中 80년대생은 저주받은 세대” vs “어느 세대나 고통… 노력부터”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5-11-18 23:02
업데이트 2015-11-1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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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녀 정책 폐지 후 논쟁 고조

지난달 29일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한 이후 중국에서는 ‘바링허우’(80後·80년대 출생) 세대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대 중반~30대 중반인 이들은 인터넷에 “중국 역사상 가장 저주받은 세대”라고 한탄했다. 최근에는 “우리 대신 함정에 빠져줄 세대는 없나요?”라는 말이 바링허우 사이에서 유행어가 됐다. 이들의 항변은 이렇다. 1980년부터 한 자녀 정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이들은 예외 없이 독자나 독녀가 됐다. 지금은 고령자 4명(부부의 양가 부모)을 모셔야 하는데 아이까지 두 명씩 낳아 길러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른바 ‘4+2 고통’을 가장 심하게 받는다는 것이다. 인민대학 인구학센터 류솽(劉爽) 교수는 “60~70년대생은 둘째를 낳기가 너무 늦었고,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어떤 생육 패턴을 보일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한 자녀 정책 폐지는 바링허우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시장경제가 심화하면서 이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시작한 1997년부터는 대학등록금 면제 제도가 폐지됐고 1998년에는 국가와 기업이 직장인들에게 주택을 나눠 주던 제도마저 사라졌다. 결혼해 주택을 마련해야 했던 2004년 이후 집값은 폭등했다. 남의 속도 모르고 국제사회는 이들을 버릇 없는 ‘소황제’로 불렀다.

바링허우의 불만이 커지자 인민일보가 지난 17일 “당신들이 그렇게 불쌍한 세대인가”라는 칼럼을 실었다. 신문은 “앞선 세대들의 꿈은 자전거와 라디오, 재봉틀을 갖는 것이었다”면서 “당신들이 누린 물질적 풍요와 직업 선택의 자유,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는 행운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삶의 고통은 어느 세대에나 다 있다”면서 “막연하게 불만을 표출하기보다는 구체적인 ‘노력’으로 성공의 업적을 쌓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바링허우들은 6000여개의 댓글을 달며 반발했다. “‘노력’이나 하라고?”,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은데 행운아라고?”, “그래 알아서 ‘노력’이나 하자”라는 글이 베스트 댓글에 올랐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5-11-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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