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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명함/김성수 논설위원

[길섶에서] 명함/김성수 논설위원

김성수 기자
입력 2015-11-06 17:48
업데이트 2015-11-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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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직업인 만큼 받아 둔 명함이 많다. 집에도, 사무실의 책상서랍 한켠에도 명함이 넘쳐난다. 이사 갈 때나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길 때면 항상 골칫거리다. 다 가져갈 순 없으니 버릴 건 버려야 한다.

그래서 나름의 정리 기준도 있다. 10년 이상 오래됐거나, 받아 놓고 한 번도 전화한 적이 없는 것, 이름과 얼굴이 매치되지 않는 명함은 그냥 휴지통행(行)이다. 고인(故人)이 된 분의 명함도 안타깝지만 버린다. 다시 통화할 길이 없으니….

얼마 전 한 금융회사의 부사장을 임원으로 승진한 회사 선배와 함께 만났다. 놀랍게도 그분은 20여년 전 그 선배가 평기자일 때 건넸던 명함을 아직도 갖고 있다고 했다. 명함은 상대방에게 나를 기억해 달라는 의미도 있다. 20년 넘게 명함을 간직했다면 그동안 그 사람을 잊지 않고 주욱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한다는 뜻도 된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이름 석 자가 박혀 있는 명함으로 기억된다. 내 명함이 버려졌다면 유쾌할 리 없다. 연락이 끊겼다고,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함부로 남의 명함을 버릴 일이 아니다.

김성수 논설위원 sskim@seoul.co.kr
2015-11-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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