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남해 공해상을 항해 중인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갑판에서 F-18 호넷 전투기가 임무 수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7일 러시아 전투기 TU-142 베어기 2대가 고도 500피트 상공에서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 1마일(1.6㎞) 거리로 근접함에 따라 미군 FA-18기 4대가 즉각 대응 출격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전투기 TU-145기는 장거리 대잠수함 전투기로, TU-95 전략 폭격기에서 발전한 기종이다.
제프 데이비스 국방부 대변인도 “러시아 전투기가 로널드 레이건호에 근접해 FA-18기를 발진시켰다”고 확인했다.
미 정부는 다만 러시아 전투기와의 이번 조우가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특별히 위협적인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고, 데이비스 대변인도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일어난다. 미 해군 함정, 특히 항공모함 근처에 다른 비행기가 접근할 경우 우리 전투기를 신속하게 발진시켜 다른 곳으로 유도 비행하게 하는 것은 통상적인 절차”라고 밝혔다.
익명의 한 장교는 미국과 러시아의 조종사들이 서로 전문가답게 행동했으며 TU-145기가 항공모함에서 멀어졌다고 전했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핵잠수함을 포함해 19척의 함정으로 편성된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 소속이다. 총 48억달러의 건조비용이 든 로널드 레이건호는 2003년 7월 취역했다. 선체 길이만 333m이고 수면 위로 드러난 높이는 아파트 20층 규모다.
갑판 면적은 1800㎡로, 축구장 3개 넓이를 자랑한다. 승조원은 5천400명이 넘고 이들 중 약 400명이 비행갑판 요원이다. 최신예 전투기인 F-18 슈퍼호넷 등 85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20년간 연료공급 없이 운항할 수 있는 2기의 원자로를 갖추고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미 해군은 한반도 동쪽 공해상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항공모함에 근접, 미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한 일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기자간담회에 동행한 제5항모강습단장 존 알렉산더 제독은 “(다른 나라처럼)러시아도 우리 항공모함에 관심이 많아 (전투기가)온 것이며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널드 레이건호는 30일 동해상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을 마치고 일본 요코스카 기지로 복귀하기에 앞서 부산항에 들렀다. 부산항 입항은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