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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일자리 세대전쟁의 해법, 창조적 전문가 육성/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열린세상] 일자리 세대전쟁의 해법, 창조적 전문가 육성/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입력 2015-10-23 17:56
업데이트 2015-10-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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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등을 계기로 이제 우리 사회도 일자리 세대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니 가속도가 붙고 있다. 우리는 이전과 달리 높은 성장을 기록하지 못하고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면서 더이상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목하 유례없는 불황 속에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도 증가하고 있다. 의술의 발달로 수명이 길어져 고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수명이 늘어난 노년층은 은퇴 후 20~30년을 소득 공백기로 살아갈 수 없을 뿐 아니라 이제 세간의 버젓한 대학을 나와도 취직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는 판국이다.

설상가상으로 국경을 가로질러 노동력의 이동이 자유로운 글로벌 경제가 도래함에 따라 하얼빈, 지린 등지의 재중 동포는 물론이고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의 사람들까지 ‘코리안 드림’을 찾아 보다 얄팍해진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현실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세대 간 전쟁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의 절박함과 사뭇 대조적으로 일자리 감소 요인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컴퓨터, 로봇 등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으며, 증가한 생산성은 노동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다. 기계와 높아진 생산성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미래도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고용 전망의 대가 영국 옥스퍼드대학 마이클 오즈번 교수는 20년 내에 현재 일자리의 47%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회계사와 요리사가 사라질 확률은 95% 정도이며, 아나운서, 버스나 택시기사, 중고품 소매상 등도 사라진다고 한다. 자동화된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하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현재도 미래에도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과제는 일자리 창출이 아닐 수 없다. 세대 간 일자리 전쟁 해소는 물론이고 저출산과 복지문제 해결도, 고령사회의 대비도 결국 일자리가 키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업 등의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일정한 범역의 사람에게 국한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보다 장기적이고 파급력이 큰 해결책은 창조계층, 특히 ‘창조적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들은 자칫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제로섬일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뛰어넘어 국경을 초월해 팔리는 상품을 통해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는 특히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이 독보적이다.

미국의 재무장관을 지낸 버클리대학의 로버트 라이히 교수에 다르면 미국은 일생을 창조적 전문가로 살고 있는 사람이 무려 15~20%가 되며, 결국 이들이 미국의 파급력 있는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참 부럽다.

창조적 전문가는 일자리가 ‘포화’됨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통찰력과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기존 산업사회의 일자리가 포화 상태가 되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박물관, 미술관 등의 ‘문화’나 ‘예술’을 통해 일자리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전문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디자인’이나 ‘감성’을 정보기술 산업에 끌어들여 현대문명의 일자리 창출의 한계를 헤쳐 나가고 있는 전문가들도 여기에 속한다. 또 이들은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 되는 창조적 기업이나 산업, 일자리가 많은 창조적 지역이나 국가도 만들고 있다.

창조적 전문가의 육성은 단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중요하다. 이들은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키워질 수 있지만 무엇보다 초중고나 대학을 포함해 긴 학교 과정에서 길러져야 한다. 산업문명이 그러했듯이 모든 문명은 시간이 지나면 일자리 포화 상태가 되는 ‘기존사회’가 되고, 이 문제의 해결은 결국 통찰력을 가진 창조적 인재의 손에 달렸다. 우리도 이제 보다 큰 안목에서 일자리 창출의 문명사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재를 길러 나가야 한다.

2015-10-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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