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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타이타닉, FIFA”…부패 수사는 현재진행형

“침몰하는 타이타닉, FIFA”…부패 수사는 현재진행형

입력 2015-10-09 15:14
업데이트 2015-10-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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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6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것은 FIFA 핵심을 정면으로 겨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 명예회장 측 인식이다.

출마 초기부터 ‘반(反) 블라터’ 기치를 내걸었던 정 명예회장은 9일 성명에서 “침몰하는 타이타닉호 같은 FIFA에서 자기 이익·안위만 도모하며 FIFA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세력이 있다면 엄중한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명예회장이 비판의 대상으로 삼은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1964년 스위스 아이스하키연맹 사무국장으로 체육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시계 제조업체 론진의 홍보담당 이사를 거쳐 1975년 FIFA 기술위원회 내 소위원회의 기술이사로 FIFA에 발을 들여놓았고 주앙 아벨란제 회장의 두터운 신임 속에 승승장구, 1998년 이후 17년간 FIFA 회장직을 유지해왔다.

유엔가입국(193개국)보다 많은 209개국을 보유한 FIFA는 4년마다 전 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월드컵 등을 개최한다. FIFA 수장은 한 나라의 대통령 못지않은 명예와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다.

블라터는 천문학적인 FIFA 수익금 중 일부를 회원국 축구협회에 ‘축구발전 보조금’ 형태로 나눠주는 방식으로 자신의 지지세력을 확장했다. 블라터 지지세력 중 일부는 보조금을 착복했고, 블라터는 이를 묵인했다.

최근 FIFA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는 5월 29일(이하 현지시간) FIFA회장 선거과정에서 폭발했다.

5선 연임에 성공한 블라터 FIFA 회장은 선거 직전 측근인 FIFA간부 7명이 부정부패 등의 혐의로 미국과 스위스 검찰에 체포되면서 ‘부패의 몸통’으로 지목됐다.

블라터는 당선 직후 회장직 수행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결국 6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임시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한 뒤 회장직에서 내려오겠다고 사임의사를 밝혀야만했다.

미국 연방검찰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FIFA 계좌에서 빠져나간 1천만 달러를 뇌물자금으로 보고 자신의 목을 조여오자 더이상 버티지 못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블라터와 FIFA 부패의혹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뇌물수수 등으로 급속하게 확산됐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도 미국·캐나다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집행위원들에게 1천만 달러(110억원)가 건네진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스위스 검찰은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불법 혐의가 있는 자금 흐름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미국과 스위스 사법당국이 블라터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 속에 8월 17일 정 명예회장을 필두로 플라티니 UEFA회장,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등이 FIFA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내년 2월 26일 차기 FIFA 회장선거 출마에 도전했다.

이번 달 26일 후보등록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차기 회장 선거 레이스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스위스 사법 당국 역시 블라터에 직접 칼을 겨눴다. 블라터는 카리브해 지역의 월드컵 방송 중계권을 헐값에 팔아넘긴 혐의, 2011년 FIFA 회장선거를 앞두고 플라티니 UEFA 회장에게 대가성이 의심되는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준 혐의로 최근 스위스 검찰에 입건된 것.

블라터는 자신의 영향력하에 있는 FIFA 윤리위를 통해 해당 혐의에 대해 자신과 플라티니 회장에게는 자격정지 90일을, 정 명예회장에게 자격정지 6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축구계에서는 정적 가운데 한 명인 정 명예회장의 발을 묶는 동시에 자신에 대해서는 90일 자격정지라는 비교적 가벼운 징계를 통해 당국의 수사와 전방위적인 비난의 화살을 잠시 피하고자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랫동안 지속돼온 부패 의혹에 대한 거센 비판과 미국, 스위스 당국의 본격적인 수사 착수 등으로 블라터와 지지세력이 결국 무너지면서 FIFA에 강력한 개혁 바람이 몰아칠 수 있을지에 전세계 축구계가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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