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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여권 권력 지형] 친박 “金대표 독단적… 조언그룹에 친이계 포진” 원초적 불만

[흔들리는 여권 권력 지형] 친박 “金대표 독단적… 조언그룹에 친이계 포진” 원초적 불만

이지운 기자
입력 2015-10-06 22:48
업데이트 2015-10-0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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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을 보는 靑·친박 시각

여권의 권력 지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간의 갈등이 길고 심각해지고 있다. 청와대와 김 대표는 어떤 관계이며 앞으로 어떤 관계를 형성해 갈 것인가. 또 박근혜 대통령과 갈수록 친밀해진다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최근 들어 존재감을 다시 확인해 가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여권 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1, 2, 3위를 차지하는 세 사람과 청와대의 관계를 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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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
귓속말 김무성(왼쪽) 새누리당 대표가 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국회 미래전략자문위원회·한반도선진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광복 70년 대한민국, 틀을 바꾸자’ 대한민국 미래 대토론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과 귓속말을 주고받고 있다. 김 대표는 인사말에서 “87년 체제는 아시아권에선 가장 완전한 민주주의를 가져다줬지만 여전히 진영 정치, 계파·보스 정치 같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사이일까. 6일자 조간에 일제히 실린 전날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 사진은 그런 쪽으로 해석됐다. ‘현장에서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시선도 맞추지 않았다’는 게 초점이었다. 청와대를 포함한 친박(친박근혜)과 김 대표는 사이가 개선될 만하면 다시 틀어졌다. 정권 출범 이후만 해도 여러 차례다. 해외 순방 트라우마도 생겼다. 지난해 10월 ‘상하이 개헌 발언’이나 이번 안심번호 공천 파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친박 인사는 “유엔에서 통일외교 한다고 애쓰고 돌아오니 국내에서는 정치판이 벌어졌다”며 분개했다.

안심번호 공천 문제가 불거지고, 친박들의 불만은 “김 대표가 독단적으로 일을 한다”는 데 쏠렸다. 김 대표는 야당과의 협의 사실을 청와대에 알렸다는 것이지만 친박은 이를 ‘협의’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인사는 “왜 당 밖에서 답을 찾느냐. 당 안에서 먼저 논의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불만의 핵심은 ‘상의하지 않는 당 대표’지만 불만의 본질은, 좀 더 들여다보면 ‘상의할 수 없는 구조’에 있다. 김 대표가 조언 그룹을 친이명박계로 채운 것이 친박들의 원초적인 불만이다. 이 조언 그룹을 친박과 김 대표 간 관계 개선에 가장 큰 장애로 보고 있다. “이 친이계 조언 그룹은 때로는 청와대를 향해 야당 이상의 극언을 퍼붓는데 이런 사람들을 계속 곁에 두고 관계 개선의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는 게 친박들의 생각이다.

김 대표를 둘러싼 조언 그룹에 대한 친박계의 감정은 생각보다 훨씬 험악하다. 일부는 김 대표가 주변을 그렇게 포진시킨 것을 배신 행위로 여기고 있다. “지난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대표의 최대 고민은 청와대가 김 대표의 최대 경쟁자인 서청원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시그널을 보냈고 청와대는 이 시그널을 화해의 메시지로 해석하고 전대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 당 대표 선출 이후 친박이 원한 것은 사무총장직 하나였는데 김 대표가 이를 거부하고 자기 측근 인사를 앉혔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주변에 인물을 더 모아야 하는 것 아닌가” “당은 집단지도체제이고, 김 대표는 대표최고위원일 뿐인데” 등 친박들이 내놓는 표현에는 이런 감정들이 녹아 있다.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이 김 대표의 ‘언론 플레이’를 비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처럼 반복된 갈등으로 박약해진 신뢰가 정치적 생사를 가르는 공천의 문제와 결부되면서 위기는 더욱 증폭됐다.

그렇다고 항간에 떠도는 ‘김무성 제거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친박도 그리 높게 보고 있지 않다. 한 인사는 “원하든 원치 않든 현실적인 세력으로서의 김 대표를 인정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으냐. 또한 대통령은 누구도 배제한 적이 없다. 김 대표도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말해 현재로서는 친박이 차기로 염두에 둔 첫 번째 카드라기보다는 마지막 카드에 가까운 것 아니냐. 신뢰를 회복하면 순번이 올라가고 그렇지 않다면 우리도 다른 후보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압축 정리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5-10-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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