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양건, 2007년 청와대 극비 방문”

“北김양건, 2007년 청와대 극비 방문”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5-10-01 23:44
업데이트 2015-10-0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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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노무현의 평화 구상’서 회고… “김정일, 6·15 선언은 빈 선전곽” 밝혀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의 주역인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2007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직전 청와대를 극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전 통일부 장관),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정책실장과 함께 쓴 회고록 ‘노무현의 한반도 평화구상 10·4 남북정상선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1일 공개된 회고록에서 김 전 원장은 “김양건 부장은 최승철 부부장과 원동연 실장을 대동하고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을 극비리에 방문했다”며 “(2007년) 9월 26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 여민1관에서 북측 대표단을 접견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평화 체제 문제와 경제협력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합의서 안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북측은 6·15남북공동선언과 마찬가지로 포괄적인 선언을 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책은 전했다. 김 전 원장은 “노 대통령은 김 부장 일행에게 직접 남북이 합의해 놓고 이행하지 않는 문제 등을 거론한 뒤 이번 정상회담은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회고록에는 그해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고받은 발언들도 담겼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합의한 6·15공동선언에 대해 “쌍방이 힘들게 완성을 시켜서 난 6·15공동선언이 아주 훌륭한 문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6·15공동선언 5년 동안의 역사 시간을 보면 그저 상징화된 빈 구호가 되고 빈 종이, 빈 선전곽(북한용어로 ‘빈 껍데기’라는 뜻)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5-10-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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