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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지휘자는 작품 의미 보여주고 내면으로부터 소통해야”

정명훈 “지휘자는 작품 의미 보여주고 내면으로부터 소통해야”

입력 2015-09-04 13:34
업데이트 2015-09-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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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마스터클래스서 후배 지휘자들에게 조언

“지휘자가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것은 듣는 겁니다. 음악이 당신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듣고 오케스트라에 이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줘야 하죠. 내가 느낀 것을 전달하고 오케스트라와 감정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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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지휘 마스터클래스 개최
서울시향 지휘 마스터클래스 개최 4일 세종로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열린 차세대 지휘자 육성 프로그램인 ’서울시향 지휘 마스터 클래스’에서 정명훈 예술감독이 오케스트라 지휘를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4일 후배 지휘자들에게 한 조언이다.

정 예술감독은 이날 서울시 세종로 서울시향 연습실에 열린 ‘지휘 마스터클래스’에서 신진 지휘자 이민형(29) 씨가 서울시향을 지휘하는 모습을 30분간 지켜보고 나서 무엇보다 잘 들을 것을 주문하며 이 같은 한마디를 건넸다.

”지휘자는 오케스트라의 귀에요. 듣는다는 것은 오케스트라 전체를 듣는다는 것이죠. 당신은 오케스트라를 듣고 당신 안에서 어떤 것을 느끼면 오케스트라가 당신의 내면을 들을 수 있도록 안으로부터 설득시켜야 합니다. 먼저 듣고, 느끼고, 가슴 안에서부터 나온 그 느낌이 손에 전달되고, 그다음에 손이 움직여야 합니다.”

이날 마스터클래스는 서울시향이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2013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로 열렸다.

여기서 정 예술감독과 단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참가자에게는 서울시향 소속 지휘자로 활동하거나 공익, 기획공연에서 지휘할 기회가 열린다.

2013년 첫 수업에 참가해 최고 득점을 받은 최수열은 지난해 7월 서울시향의 부지휘자로 발탁됐고, 또 다른 참가자였던 마카오 출신의 리오 쿠오크만은 지난해 4월부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참가한 장진은 올해부터 신시네티 심포니의 부지휘자로 활약 중이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4명이 참가했다.

2013년 브장송 지휘 콩쿠르의 결선 진출자인 이민형과 함부르크 심포니 등을 객원지휘 한 문주안, 현재 경상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는 이동신, 바덴바덴 필하모닉 등을 객원지휘한 데이비드 이(David Yi)다.

이들은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과 교향곡 7번 가운데 두 개의 악장을 선택해 30분간 서울시향 단원 70여명이 참여하는 리허설을 이끌었다.

정 예술감독은 지휘자의 기본 역할과 책임에서부터 몸동작에 이르기까지 각 참가자의 부족한 점에 대해 조언하고 지휘 시범을 보여줬다.

경상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이미 직업 지휘자의 길을 걷고 있는 이동신(48) 씨에게는 기술적 안정을 넘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조언을 건넸다.

”지휘자가 하는 일은 첫 번째로 듣고 두 번째로 템포와 강약을 주는 것인데 이것은 기본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세 번째는 작품이 내게 무슨 말을 하는지 오케스트라에 전달하는 것이죠. 이 작품은 어떤 느낌인가, 행복한가 슬픈가 결정을 내리고 보여줘야 합니다. 내가 음악에서 느끼는 감정을 오케스트라에 전달하고 서로 소통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내 이야기만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다루듯이 분위기를 이끌어줘야 하죠.”

이 씨는 마스터클래스가 끝난 뒤 “새롭게 배우고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찾아 참여하게 됐다”며 “내면의 것을 표현하는 방법 등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깨닫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번 마스터클래스 참가를 위해 독일 유학 중 귀국한 이민형씨는 “지휘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 마스터클래스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올만큼 의미 있는 경험”이라며 “서울시향 수준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 자체가 음악도들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운 기회다. 오늘 정 예술감독이 짚어 준 부분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해 말 계약기간이 끝나면 예술감독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두 번의 서울시향 연주회를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정 예술감독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밝은 표정으로 농담을 섞어가며 마스터클래스를 이끌었다.

그는 그러나 사의 재고 여지가 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미 다 말했다”며 말을 아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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