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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 부적응 청소년,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

[사설] 학교 부적응 청소년,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

입력 2015-09-02 23:34
업데이트 2015-09-03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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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학생 이모군이 그제 자신이 다녔던 학교에서 부탄가스통을 폭발시켜 학교 건물을 파손시키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놀랍게도 이 학생은 부탄가스통에 불을 붙이는 장면과 폭발 후 학생들이 놀라는 장면 등을 직접 찍어 세계적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올린 데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언론 인터뷰를 하는 대담함까지 보여 학부모와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학생은 부탄가스통을 폭발시킨 학교에서 다른 중학교로 전학했으나 친구들과 갈등을 빚고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은 다른 대안학교 전학을 허가받은 날이었다. 이 학생은 지난 6월 말에도 현재 다니는 학교 화장실에 석유를 뿌리고 방화를 시도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정황상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학생이 부적절한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한 사건으로 보인다. 학교 부적응의 주요 원인으로는 학업과 진학에 대한 스트레스, 가정불화 등이 꼽힌다.

학교 부적응 학생들은 모방 범죄에 빠지거나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올 초 김모(18)군이 테러 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찾아 자발적으로 시리아에 밀입국한 것도 SNS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을 모방한 행동이었다. 이번 사건도 이군이 털어놓았듯이 미국의 ‘조승희 사건’을 모방했다. 특히 부적응이 사회에 대한 불만 표출로 나타났고 나이 어린 중학생이 사고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사건의 심각성이 크다.

통계에 따르면 한 해 평균 전국에서 6만 8000여명의 초·중·고생들이 학교를 그만둔다고 한다. 또 지난해 학교 부적응 학생으로 분류된 학생이 서울에서만 1883명에 이른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문제는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사회문제인 셈이다. 지금부터라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학교와 사회가 힘을 합쳐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들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치유 프로그램을 통한 전문적인 지도와 대안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교육 당국의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는 어렵다. “엄마를 보니 눈물이 난다. 잘못했다”는 이군의 말에서 우리 사회의 관심 어린 손길이 너무 늦었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15-09-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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