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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서 서유럽행 열차에 난민 태워 보내…더블린조약 무색

헝가리서 서유럽행 열차에 난민 태워 보내…더블린조약 무색

입력 2015-09-01 02:05
업데이트 2015-09-01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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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경찰, 헝가리 국경지역서 열차 세우고 조사…일부 빈 도착독일 “발 디딘 헝가리서 절차 계속 밟아야…다른 나라로 이동 안 돼”

헝가리가 3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독일 등 서유럽으로 향하려는 난민들이 열차로 이동하게끔 사실상 방조했다.

첫 서유럽행 난민 열차 이동은 부다페스트 역사 주변에 2천여 난민이 수 일간 머물고 있었음에도, 헝가리 당국이 허술하게 대응하는 사이 난민들이 기습 탑승하면서 성사됐다.

열차에 오른 난민은 헝가리가 망명 신청 절차를 다룬 시리아 국적인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더블린조약이 무시됐다.

더블린조약은 유럽에 들어오는 난민은 처음 발을 디딘 나라에서만 망명 신청 처리를 도맡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난민 유입을 막으려 철조망 장벽을 쌓은 헝가리는 이번에는 자국에 유입된 난민을 타국으로 노골적으로 이동시켜 독일을 위시한 서유럽 국가들의 비판을 불렀다.

당장 오스트리아 경찰은 헝가리 국경지역에서 이들 난민의 이동 가능 조건을 가리고, 행정당국은 자격을 갖추지 못한 난민은 헝가리로 되돌려 보내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이날 난민 150여 명과 일반 승객 150여 명이 뒤섞인 첫 열차는 중부유럽시간으로 오후 1시30분에 부다페스트를 출발했다. 탑승 난민은 상당수가 시리아 국적인으로, 헝가리는 최근 독일이 시리아 난민은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같은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그러나 헝가리 국경지역인 헤게스할롬에서 열차를 멈춰 세우고 탑승한 난민들을 수 시간 조사했다.

경찰은 더블린조약에 따라 이들이 직전에 머물던 헝가리에서 망명 신청 절차를 밟는 중이라면 헝가리로 되돌려 보내고, 절차를 밟지 않은 이들에 한해서만 독일 등지로 이동을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보도했다.

경찰은 또 망명 신청 과정을 거치지 않은 이들 중 당사자가 원하면 오스트리아에서 분산 수용해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빈으로 이동시켰다고 SZ은 설명했다.

경찰의 이런 조사를 거쳐 이 첫 열차를 포함해 난민이 일부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열차 4대가 헤게스할롬 지역을 떠났다고 헝가리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와 관련,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다시 한 번 불법적으로 이동하는 난민들은 헝가리로 송환하겠다는 입장을 공표했다.

독일 내무부도 헝가리에 발을 디뎠던 난민들은 그 나라에서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이번 열차 난민 이동을 비판하고 한 독일 프리랜서 언론인이 독일 정부가 헝가리에 특별열차를 임대했다는 풍문을 전한 데 대해 위험한 메시지라면서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독일은 앞서 지난 21일부터 더블린조약의 적용을 유보하고 시리아 국적 난민에 한해선 망명 신청 절차를 도맡겠다고 했으나 이는 우발적, 개별적 난민들에 해당하는 것이지 타국에 의해 버젓이 인지된 이들까지 감안한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는 자국이 유럽 지역 내 회원국 간 자유로운 국경 왕래를 보장한 솅겐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오히려 독일이 시리아 난민을 무조건 받겠다고 밝혀 불법 이민자들에게 괜한 기대감을 심어줌으로써 문제가 커졌다고 비판했다.

졸탄 코바치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독일 정부는 법적인 문제에서 모호함과 논란을 스스로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시리아 난민에 관한 독일의 정책 방향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재차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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