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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러시아-우크라 채무 상환 문제 두고 또 충돌

‘앙숙’ 러시아-우크라 채무 상환 문제 두고 또 충돌

입력 2015-08-28 23:06
업데이트 2015-08-2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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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30억 달러 러 차관 원금 삭감 요구…러는 ‘불가’입장

크림 병합과 분리주의 반군 지원 문제 등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채무 상환 문제로 또다시 충돌하고 있다.

서방 민간채권단과 원금 일부 삭감 등의 채무 재조정 협상에 성공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도 채무를 삭감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 간에 또다른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러시아에 다시 한번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면서 “더 나은 제안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채무 원금 삭감 요청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모라토리엄(지불 유예)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경고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날 서방 민간채권단과 약 180억 달러의 국가채무에 대한 원금 20% 삭감, 상환 기한 4년 연기 등의 채무 재조정에 합의한 뒤 러시아에도 비슷한 조건을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거부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진 채무는 상업 차관이 아니라 공공 차관”이라며 “국가가 제공한 공공 차관에 대한 채무 재조정 문제는 민간 채무 재조정과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채무 재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는 애초 약속한 대로 오는 12월에 원금 30억 달러와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같은 러시아의 반응에 대해 야체뉵은 총리는 “차관을 받은 사람들(우크라이나의 전 정권 인사들)은 러시아에 망명해 있으니 그 깡패들을 불러 돈을 받든지 아니면 그들을 우리에게 넘기면 국고를 탕진한 그들에 대해 기꺼이 사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주장했다.

현재 러시아에 망명 중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러시아에서 받은 차관을 탕진한 만큼 야누코비치 정권을 퇴진시키고 들어선 현 정권은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12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유로본드 매입 방식으로 15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포함한 협력협정 체결을 고민하던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의 영향권에 묶어두기 위한 유인책이었다.

그해 12월 러시아는 30억 달러를 1차로 지원했으나 이후 친서방 야권 세력에 의해 야누코비치 정권이 축출되고 러시아의 크림병합 등으로 양국관계가 크게 악화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중단했다.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해 지난 3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75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기로 한 우크라이나는 서방 투자사들을 비롯한 채권단과 채무 재조정 협상을 벌이면서 러시아에도 협상에 동참할 것을 요구해 왔다. 러시아 차관 상환 시한은 12월이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6월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차관은 야누코비치 당시 대통령이 EU와 협력 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대가로 준 ‘뇌물’이라고 주장해 우크라이나가 대러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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