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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피부암 ‘흑색종’ 한국인과 서양인 원인유전자 달라

악성 피부암 ‘흑색종’ 한국인과 서양인 원인유전자 달라

입력 2015-08-25 15:33
업데이트 2015-08-2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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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암 중에서도 치료가 어렵고, 전이가 빨라서 악명이 높은 흑색종의 경우 한국인과 서양인의 유발 유전자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피부에 부정형의 검은 반점으로 나타는 흑색종은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이밖에 자외선·화학약품·생활습관·반복적 자극이나 감염 등 매우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는데, 이 중에서도 ‘BRAF’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이 전체 흑색종 환자의 절반을 차지하며, ‘NRAS’ 유전자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은 BRAF나 NRAS 유전자 돌연변이 상태가 백인과는 다르다는 사실이 임상연구에서 확인된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이상표 교수는 국내 흑색종 환자 22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BRAF와 NRAS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각각 27.3%와 0%로 나타나 서양인과는 원인별 점유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또 흑색종이 다른 기관으로 전이된 18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BRAF 유전자 돌연변이는 22.2%에 그쳤다. 즉, BRAF 유전자 돌연변이 발생률이 다른 아시아 국가의 발생률과 비슷하지만 서구인보다는 크게 낮았고, N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아예 발견되지 않았다.

 BRAF, NRAS 유전자 돌연변이는 흑색종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유전자로, 통상 BRAF 유전자 돌연변이가 전체 흑색종 환자의 50%, NRAS 유전자 돌연변이가 전체 환자의 15%를 차지하며, 환자의 절반 이상이 이 두 가지 유전자를 모두 가진 것으로 보고돼 왔다.

 특히 BRAF 유전자 돌연변이는 흑색종이 전이되는 과정에서도 발생해 전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가 흑색종 치료에 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상표 교수는 “향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흑색종의 원인 중 유전적 요인이 서구인과는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결국 한국인의 흑색종은 유전적 요인 외에도 다른 요인이 깊게 관여하는 만큼 치료와 예방에 있어서도 서구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흑색종은 서양인에게서 빈발하는 피부암으로, 국내에서도 갈수록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흑색종의 경우 일단 진행 상태가 되면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는 점. 전이성 흑색종의 평균 생존기간은 8~9개월에 불과하며, 3년 생존율도 15%를 넘지 못한다.

 이런 흑색종은 백인의 경우 지나친 자외선 노출에 의해 피부 멜라닌 세포가 악성화하면서 발생하지만, 한국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발바닥이나 발톱 흑색종은 자외선 노출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상표 교수가 전이가 발생한 18명의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발생한 원발 부위는 피부(9명)였으며, 이어 내장(소장 2명, 난소 1명)이 3명이었고, 나머지는 발생 부위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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