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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눈 티’ 대신 커피… 영국인의 오후가 변했다

‘애프터눈 티’ 대신 커피… 영국인의 오후가 변했다

오상도 기자
입력 2015-08-05 18:16
업데이트 2015-08-0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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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차 티백 판매액 2년새 13% 급감… 비스킷·케이크 소비 줄면서 동반 하락

영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전통 ‘차문화’가 커피에 밀려 사라지고 있다. 당연히 차 판매량도 뚝 떨어졌다.

영국 가디언 등은 4일(현지시간) 현지 소비자 분석기관인 민텔을 인용해 영국 내 전통차 티백 판매액은 2012년 4억 9100만 파운드(약 8963억원)에서 지난해 4억 2500만 파운드(약 7758억원)로 13%나 줄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은 9700만㎏에서 7600만㎏으로 더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영국 귀족들이 오후 3~5시 사이에 홍차 등을 과자나 케이크에 곁들여 즐기는 관습은 19세기에 고착돼 영국을 대표하는 사교문화로 불려 왔다. 대영제국의 번성과 함께 ‘티 타임’, ‘티 브레이크’, ‘애프터눈 티’ 등의 용어를 전 세계에 퍼뜨렸으나 이제는 영국 내에서조차 점차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영국인이 차를 멀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취향 변화다. 거리마다 넘쳐 나는 커피숍이 방증하듯 영국인의 ‘커피 사랑’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민텔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선 매일 7000만 컵의 커피가 소비되고 있다. 커피뿐 아니라 과일차 등 대체재의 소비 증가도 전통차 쇠락에 한몫했다.

에마 클리퍼드 민텔 애널리스트는 “같은 기간 과일차 티백의 판매량은 31%, 신형 녹차 티백은 무려 50%나 판매량이 급증했다”면서 “이는 영국인들의 취향 변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텔래그레프는 건강을 챙기는 웰빙 트렌드로 당분이 과다한 비스킷이나 케이크 등 간식 소비가 줄면서 차 판매량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비스킷 판매량은 2009년 4억 5100만㎏이었으나 지난해 4억 1300만㎏으로 감소했다. 다만 주요 소비층인 16~44세의 영국 남성들이 아직도 우린 홍차로 식욕을 돋우거나 정신을 맑게 하는 습관이 강해 전통 차문화가 당분간 급격히 몰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매체는 전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5-08-0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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