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인공수정 의뢰女에 몰래 자기 정자 넣은 의사

인공수정이라는 이름의 5각 관계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입력 : 2015-06-25 16:07 ㅣ 수정 : 2016-01-1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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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64. 자신의 정자를 준 의사가 착란증을 일으키기까지 (선데이서울 1973년 3월 25일)

*이 이야기는 사건을 소재로 한 픽션입니다.

인공수정이라는 이름의 5각 관계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 인공수정이라는 이름의 5각 관계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인공수정으로 생명을 창조하던 한 의사가 정신착란을 일으켜 몰락해 버렸다.

정신착란의 직접적 원인이 생명의 모체인 정충에 대한 무서운 회의 때문이란 소문도 있고, 병원을 찾은 미모의 유부녀와의 있을 수 없는 관계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산부인과 전문의 김창진(43·가명)박사는 오랫동안의 인공수정 실적으로 높은 권위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한 김 박사에게 하루는 뛰어나게 아름다운 한 여인이 찾아왔다.

최혜련(30·가명)이라는 이 여인은 5년 전에 결혼한 가정주부인데 결혼한 지 1년 만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성 기능을 잃어버려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불행 속에서 살고 있었다.

최여인의 얘기를 들은 김 박사는 우선 그녀를 진찰한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최여인의 말대로 남편의 원인으로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김박사는 친권자의 동의서를 가져오라고 했다.

최여인은 다음날 친정 언니와 함께 남편의 동의서를 들고 왔다.

모든 절차를 끝낸 김 박사는 최 여인에게 인공수정을 할 준비를 서둘렀다.

비극의 싹은 이 순간에 움트기 시작했다.

수술대에 반드시 누워 있는 최여인을 쳐다본 순간 김박사는 불같은 욕망을 느꼈다.

●정충 속에 무서운 병원균…아기 낳으면 3일 만에 죽어

너무도 아름답고 세련된 여인이기 때문이었다.

10년 가까운 개업의로서 전혀 느껴보지 못하던 동물적인 욕망을 김 박사는 강렬하게 느꼈다.

김 박사는 돌아섰다.

남성 정충이 담긴 기구를 집어 들자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저 여인의 몸에 내 정충을 넣어 준다면?”

의사의 입장으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김 박사의 이성은 이미 흐려져 있었다.

잠시 별실로 들어갔던 김 박사는 자기 자신의 정충이 든 기구를 들고 최 여인 앞에 섰다.

간호원의 보조를 받아 가며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최여인은 고맙다는 인사를 남겨놓고 돌아갔다.

몇 달이 지난 뒤 최여인은 다시 김 박사를 찾아왔다.

명랑한 표정이었다.

“몸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진찰 결과 임신이었다.

최여인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고맙다는 인사를 수십 번 하고 돌아갔다. 김 박사의 머리는 착잡했다.

“그 여자가 내 아기를 낳는다. 그 아름다운 여자의 몸을 통해 또 하나의 내 생명이 태어난다….”

김 박사에게는 이미 2남 1녀의 자녀가 있었으나 종족 번식의 단순한 욕망이 아닌 어떤 신비스러운 쾌감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일종의 죄의식도 없지 않았다.

다시 몇 달이 지나고 최여인은 만삭이 된 몸으로 가족과 함께 찾아와 김 박사의 병원에 입원했다.

며칠 뒤 무사히 분만을 했다. 아들이었다.

최여인과 그의 가족은 모두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아기는 낳은지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 골연화증이라는 특이한 병 때문이었다.

두개골이 형성되지 못하고 온몸의 뼈가 굳지를 못해 문어처럼 흐늘흐늘한 상태에서 죽고 만 것.

최여인과 그의 가족이 받은 충격은 컸다. 모두가 고개를 파묻고 흐느꼈다.

그러나 정말 충격이 컸던 사람은 김 박사 자신이었다.

“내 자식인데, 내 정충으로 수정돼 탄생한 내 생명이었는데….”

충격적인 김 박사의 번뇌는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

다시 몇 달이 지났다.

최여인은 또 한 번 김 박사를 찾아왔다.

“죄송하지만 한번 더 수고해 주실 수 없을까요”하는 부탁이었다. 김 박사는 그녀의 부탁을 받아들였다.

또 한 번 이상한 생각을 김박사는 하게 됐다.

“다시 한번 해 보자. 내 정충에 대한 실험을 위해서라도 다시 한번 해보자.”

●정부를 둔 여인이 임신 때마다 찾아와서

그래서 김 박사는 먼젓번과 똑같이 자기 정충으로 인공 수정을 끝냈다. 최여인은 물론 아무도 모르는 김 박사 혼자만의 비밀이었다.

몇 달을 기다렸다. 최여인은 다시 임신을 했고 김 박사는 또 한 번 그의 아기를 받아냈다.

그러나 비극의 운명은 정해진 방향대로 어김없이 움직였다.

두 번째의 아기도 먼저와 똑같은 골연화증으로 죽고 말았다.

최 여인과 그의 가족은 눈물을 남기고 돌아갔지만 김 박사에게는 눈물로써 해결지을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이 닥쳐왔다.

“내 정충이 나빴기 때문이다. 내 정충에는 무서운 병원균이 섞여 있다. 그래서 두 생명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이 사실이라면 현재 내 밑에 있는 저 자식들은 모두 어떻게 된 것인가?”

김 박사의 머리는 빠개질 것만 같았다.

“20년 가까이 내가 키워온 저 자식들은 결국 남의 자식들이란 말인가. 나는 죄인이다. 나는 병자다. 아 나는… 나는….”

드디어 김 박사는 정신착란을 일으켜 버렸고 그의 집안은 비참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그 뒤 사실은 최 여인에게 젊은 정부가 있었고 최 여인이 임신한 것이 그 남자 때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을 때 김 박사는 이미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몸이었다.

최 여인은 결국 정부와 정을 통해 임신할 때마다 이를 숨기기 위해 인공수정을 받은 것이었다.

정리=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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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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