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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는 ‘동물학대’의 왕국(?)…생방송 중 토끼 살해!

덴마크는 ‘동물학대’의 왕국(?)…생방송 중 토끼 살해!

입력 2015-05-27 10:24
업데이트 2015-05-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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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려면 도살해야 하는 데, 이 문제는 생각 않는다”

왼쪽으로는 북해, 오른쪽으로는 발트해를 끼고 있는 북유럽의 낙농왕국 덴마크. 유틀란트 반도와 동쪽 해상의 407개 부속 도서들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다. 면적은 한반도의 5분의 1 수준인 4만3천98㎢이다.

세계적 수준의 복지국가로 위상이 높은 덴마크에서 또 ‘동물 학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엔 라디오 진행자가 집토끼를 둔기로 살해해 그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것도 동물 권리 보호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주인공은 덴마크 ‘24/7’ 라디오 방송국의 진행자 아스겔 율로, 지난 25일 동물권리보호 단체 대표와 함께 대담을 하다가 이 대표가 방송을 마치고 나간 뒤 자전거 바퀴용 공기펌프로 생후 9주 된 집토끼 ‘알란’을 숨지게 한 것이다.

주민들이 개와 고양이 등을 ‘끔찍이’ 사랑하는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과 시사주간 ‘아르구멘트이 이 팍트이’(논거들과 사실들. 이하 A&F) 인터넷판 등이 지난 26일 전한 사정은 이렇다. 율은 동물보호에 대한 덴마크인들의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실제 행동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이를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낼 결심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스튜디오에 알란을 데려왔고 출연자인 동물보호 단체 대표와의 대담이 끝나고 이 대표가 스튜디오를 나가자마자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공기펌프로 알란의 머리를 3차례 내리친 것이다. 대담자가 이런 사실을 알고 화급히 스튜디오로 되돌아갔지만 알란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불쌍한 동물들에 대한’ 대담으로 감동했을 청취자들이 경악한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청취자들의 놀라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율은 이 토끼의 고기로 저녁에 ‘스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고 한다.

율은 덴마크 방송사인 TB2와의 인터뷰에서 “덴마크인들은 매일 고기를 먹지만 동물 살해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정말 불합리한 일이다. 고기를 먹기 위해서는 동물을 죽여야 한다. 이는 ‘살해’라는 내재된 본질에 대한 것으로, 토론의 대상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는 먹어야 하며 이는 이런 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동물이 죽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율에 대한 분노에 찬 비난이 적잖이 쏟아졌고 율과 방송사를 보이콧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율은 태연했다고 한다. “토끼고기로 맛있는 스튜를 만들었으며 8살과 6살 난 아이가 내가 요리하는 과정을 도왔다”는 것이다.

덴마크에서 동물 학대 논란이 발생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코펜하겐동물원에서 생후 얼마 되지 않은 기린 ‘마리우스’가 관람객들이 보는 앞에서 처참히 도살됐다. 근친교배로 태어난 하급 종으로,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EAZA)의 기준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EAZA는 근친교배로 인한 동물 번식을 금지하도록 권고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 동물원은 마리우스를 도살한 것뿐만 아니라 관객들 앞에서 쇼까지 펼친 것이다.

코펜하겐동물원 측은 고기의 질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釘)으로 마리우스를 죽인 뒤 해체했을 뿐만 아니라 작은 부분들은 사자들에게 먹이로 던져줬다고 한다. 앞서 일부 국가의 동물원들이 마리우스를 받아들여 곱게 살도록 해 주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코펜하겐동물원은 이 제안들을 거부했다. 당시 그 야만성에 대한 공공의 비난에 대해 동물원 측은 ‘오로지 마리우스의 문제’ 때문에 생긴 일로, 결정에 아무런 하자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 동물원 측의 야만적인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흐른 뒤 아마도 불쌍한 마리우스의 고기를 먹었을 수도 있는 어미 사자 두 마리와 새끼 사자 두 마리도 도살한 것.

동물원 측은 “자연생태계 구조와 야생에서 사자들의 행동양식을 감안해 늙은 두 마리 사자와, 스스로 먹이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크지 못한 새끼 사자 두마리를 도살했다”고 발표했다. 즉 젊고 힘센 사자가 무리를 이끌 수 있도록 약한 새끼 사자 두 마리를 늙은 사자와 함께 도살했다는 것으로, 도살하지 않았더라도 새로운 우두머리가 어차피 이들 두 마리를 죽였을 것이란 설명이 따랐다.

A&F는 이런 사실을 전하면서 “여러모로 보건대 덴마크에서는 동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살 말고는 다른 방법에 대한 준비가 안돼 있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덴마크는 그동안 동물을 강제로 학대하지 않으면 성관계를 맺는 것도 ‘합법’으로 여겼다고 한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2011년 이후 동물매춘을 금지하면서 덴마크가 ‘동물매춘 관광’ 호황이라는 반사이익을 누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덴마크가 동물 학대 등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오는 7월부터서야 수간(獸姦)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복지천국으로 불리는 북유럽 국가의 또 다른 면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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