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룰 대신 돈 택한 프로농구 감독의 승부조작 더 없나

[사설] 룰 대신 돈 택한 프로농구 감독의 승부조작 더 없나

입력 2015-05-27 00:22
업데이트 2015-05-27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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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지도자의 한 사람인 전창진 안양KGC 인삼공사 감독이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그는 부산 KT 감독 시절인 지난 2~3월 주변 인사들을 시켜 사설 스포츠토토에 수차례에 걸쳐 3억원을 걸게 하고 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한국 프로농구리그(KBL)에서 통산 426승을 거둬 당당히 2위에 올라 있는 전 감독이다. 이렇듯 명장 대접을 받는 인물이 불법 도박에 연루돼 이름이 오르내린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일이다. 프로농구는 물론 한창 발전해 나가는 프로스포츠 전반의 신뢰도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에서도 피해 갈 수 없다.

프로농구 코트의 승부조작 논란은 처음이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 오래지도 않은 2년전 가을이다. 그는 2011년 4700만원을 받고 네 차례에 걸쳐 주전 대신 후보 선수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후반 후보 선수를 집중 투입해 큰 점수차로 지도록 유도했다는 전 감독의 혐의와 판박이다. KBL은 당시 강 전 감독을 영구 제명하고 승부조작을 감시하는 이른바 ‘클린 바스켓 센터’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전 감독 사태를 보면 그동안 승부조작이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비리의 규모만 커진 셈이 됐다.

다시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승부조작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된다. 프로와 아마를 가릴 것 없이 승부조작에 유혹을 느낀다는 것 자체로 스포츠인의 자격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스포츠인들은 이런 부끄러운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야 할 것이다. 더불어 비리의 토양이 되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먼 산 바라보듯 하는 당국도 책임에서 비껴날 수 없다.

승부조작은 당연히 스포츠맨십을 저버린 당사자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룰을 따르는 대신 돈을 위해 비리에 가담했다는 혐의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누구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 당국은 당국대로 ‘퇴출’이라는 ‘극형’에 처해진 강 전 감독의 전례에도 왜 승부조작이 재연됐는지 숙고해야 한다. 관계 부처는 힘을 모아 경기장을 도박판으로 만드는 불법 스포츠 사이트를 더이상 방치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2015-05-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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