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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들었는지 몰라” “전혀 기억이 없다” 우왕좌왕 진술…말 바꾸는 핵심 참고인

“뭐가 들었는지 몰라” “전혀 기억이 없다” 우왕좌왕 진술…말 바꾸는 핵심 참고인

김양진 기자
입력 2015-05-04 23:36
업데이트 2015-05-0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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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수사팀이 지난달 13일 서초동 서울고검에 꾸려졌을 때만 해도 검찰 안팎에서는 비교적 일찍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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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준표(가운데) 경남도지사가 4일 오전 출근길에 경남도청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창원 연합뉴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준표(가운데) 경남도지사가 4일 오전 출근길에 경남도청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창원 연합뉴스


하지만 주요 참고인들의 진술 번복 등으로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열쇠를 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사망한 가운데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국면을 이끌어 나가려 하기 때문이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3000만원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처음에는 비교적 구체적이던 금품 전달 시기·장소·방법 등이 갈수록 모호해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15일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4일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이 전 총리의 충남 부여 사무소를 찾아가 3000만원이 든 비타500 박스를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성 전 회장 측근의 증언을 인용한 보도였다. 성 전 회장의 운전기사 A씨도 서울신문 취재진에게 “금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비타500 박스를 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23일 갑자기 “비타500 박스에 뭐가 들었는지는 모른다. 진짜 음료만 들었을 수도 있다”고 발을 뺐다. 이달 초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도 이런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참고인의 주장이 상충하는 것도 그의 진술 번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비타500 박스 운반자’로 지목한 수행비서 B씨는 “이 전 총리 선거 운동 기간에 부여 사무실에 간 것은 맞지만 4월 4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들 발언도 서로 엇갈리는 부분이 많다. 지난달 15일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과) 독대한 적 없다”고 말한 다음날 그의 운전기사 윤모씨는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를 만난 적이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그러자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 사무장이었던 김모씨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캠프 관계자 6~7명에게 성 전 회장이 방문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했지만 모두 ‘전혀 기억이 없다’고 했다”면서 “윤씨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가 기자회견 당일 새벽 윤씨를 회유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부여 사무소에 있었던 것으로 지목됐던 홍모 전 충남도의원 역시 “나는 성 전 회장을 본 적이 없다”고 적극 해명했지만 당시 선거캠프 자원봉사자 한모씨는 서울신문의 취재에 “성 전 회장과 홍 전 도의원, 이 전 총리를 분명히 봤다”면서 직접 좌석 배치도까지 그려 보이기까지 했다.

2011년 한나라당(새누리당) 대표 경선 때 홍준표 경남지사 측에 1억원이 전달됐다는 의혹도 비슷한 양상이다. 성 전 회장이 ‘돈 전달자’로 지목한 윤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복수의 언론에 “(그 얘기가) 틀리다고 할 수 있겠느냐”며 인정했다. 이후 투병으로 인해 윤 전 부사장의 측근들을 중심으로 금품 전달 정황이 중구난방으로 언론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의원회관에서 전달했다는 주장과 차량에서 전달했다는 내용이 맞서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5-05-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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