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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논쟁에 충북 재배농가 “어찌하오리까”

‘가짜 백수오’ 논쟁에 충북 재배농가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5-04-28 14:04
업데이트 2015-04-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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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도 색안경 끼고 안 믿어”…여론악화에 판로 막힐까 ‘울상’

“아무리 진짜라 해도 인정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최근 불거진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충북 북부권의 백수오 재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불똥이 튀어 판로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8일 제천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제천을 비롯해 충주·단양 지역의 백수오 재배농가는 100여 곳으로 재배면적만 132만㎡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농가 중 80%는 백수오 원료 공급 업체인 내츄럴엔도텍과 계약 재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백수오는 연간 800t 정도로 약 40억원 어치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이 업체와 한국소비자원간 ‘가짜 백수오’ 공방이 불거지면서 재배 농가가 유탄을 맞게 됐다.

이 업체가 식용이 금지된 이엽우피소를 사용했다는 소비자원의 발표 이후 시중 유통 백수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가 소비자원의 검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정면으로 맞서는 상황에서 이 업체와 납품 계약을 한 농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제천에서 백수오 재배를 하는 김모씨는 “5월이면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육묘를 밭으로 옮겨 심어야 할 시기인데 업체의 판로가 막히면 농사를 지어도 팔 곳이 없게 되니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갑자기 백수오 농사를 접고 대체작목을 재배하기에도 시기적으로 늦었다”며 “지금 다른 작물로 바꾼다 해도 제값 받고 팔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제천을 중심으로 어렵게 일궈낸 ‘토종 백수오 주생산지’라는 명성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토종 백수오는 재배면적에 비해 생산량이 적어 재배농가가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최근 갱년기 여성에 좋다는 효능이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늘자 수익성이 점차 올라가 제천 일대에서는 대표 특용작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국내 토종 백수오 생산량의 절반가량이 제천 일대에서 공급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최초 논란을 제기한 소비자원에 대한 농가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제천 백수오 재배 농민 40여명은 지난 27일 소비자원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농민 김모씨는 “요즘은 어딜 가도 백수오라고 하면 가짜 얘기를 꺼낸다”면서 “소비자원을 찾아 이 얘기를 하니 농민들의 피해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고 하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빚까지 지어 가며 농사를 짓고 있는데 당국의 일방적인 발표에 도매급으로 가짜 취급을 받으니 너무 억울하다”며 “이엽우피소가 문제 된다면 애초부터 관계 당국이 단속을 철저히 했으면 이런 문제가 불거졌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국 도입종인 이엽우피소는 약전 규격에 부적합해 2007년부터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재배나 유통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2일 이런 이엽우피소가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에 상당수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생약으로 사용되는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는 뿌리 상태에선 전문가조차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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