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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지진 참사] 불과 2분 만에… 카드 흩날리듯 집들이 ‘폭삭’

[네팔 대지진 참사] 불과 2분 만에… 카드 흩날리듯 집들이 ‘폭삭’

오상도 기자
입력 2015-04-27 23:42
업데이트 2015-04-28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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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가 전하는 악몽의 순간

“불과 2분 만에 한 무더기의 카드가 흩날리듯 집들이 무너져 내렸어요. 땅이 무섭게 흔들릴 무렵 정신을 잃었죠”

평범한 30대 주부인 바인데시워르 타망은 지난 25일 오전 카트만두를 덮친 최악의 지진을 이렇게 떠올렸다. 여섯살 난 딸 카비타와 시장에서 물건을 사던 도중 군중에 떠밀려 극심한 공포에 떨다가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딸은 온데간데없이 보이지 않았다. 울부짖으며 거리를 한참 헤매다 건물 잔해에 깔린 딸을 찾을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구해낸 딸은 “배고프다”며 응석을 부렸다. 다행히 딸은 목숨을 건졌지만 쇄골이 부러지고 얼굴과 팔 곳곳이 베인 상처투성이다.

81년 만의 대지진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전한 극적인 생과 사의 갈림길에 관한 이야기를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생존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규모 7.8의 강진이 지속된 2분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처참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구급차 운전사인 찬데시워르 마하르얀은 카트만두 외곽에서 환자를 이송하던 중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차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밖을 볼 때 큰 나무가 구급차를 덮쳤다. 가까스로 차에서 빠져나온 그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선혈이 낭자했다”며 “한 행상은 건물에 갇혔고, 행인 두 명은 건물 잔해에 깔려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못 들은 척하고 살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고 말했다.

랄리트푸르 거리의 어린이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데비나는 지진으로 부모와 오빠를 잃은 4~5세로 보이는 소녀의 이야기를 전했다. 건물 잔해에서 건져낸 아이는 엉덩이뼈가 으스러진 상태였다. ‘트라우마’에 빠진 소녀는 사람들이 다가오면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부짖기만 할 뿐이다.

인도의 뉴스채널인 IBN은 카트만두 등 대도시 외곽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전했다. 방송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건물 잔해 밑에 깔려 생사를 알 수 없다”는 카트만두 외곽 주민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5-04-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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